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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방자치단체의 자치입법(自治立法)을 지원하면서

    김외숙 법제처장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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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의 지방자치제도는 1991년 첫 번째 지방의회 의원선거가 실시된 이후 지금까지 30년 가까이 운영돼 왔다. 정상적인 선거를 통하여 지방의회가 구성되고 지방자치단체장이 선출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짧은 연원에도 불구하고 제자리를 잡아가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방자치의 본질적인 부분인 자치권, 특히 자치입법권·행정권을 지방자치단체가 충분히 행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좀 더 노력할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우선, 국가에서 자치입법에 대한 법령우위(法令優位) 원칙에 의한 제한을 합리적으로 완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와 같이 중앙집권적 관리·감독 하의 지방행정에서 출발하여 시대의 변화에 따라 지방자치로의 경로를 밟아 온 국가에서는 지방자치단체의 권한에 대하여 법령에 과도한 제한을 두거나 그 권한 행사의 기준을 엄격하게 보는 경향이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심지어는 조례를 제정하는 경우 중앙행정기관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법령이 아직 남아 있어 지방자치단체가 자율적으로 창의적인 정책을 입법화하는 데에 애로가 있었다.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을 국정지표로 추진하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법제처에서는 지방자치권을 확대하기 위해서 법령정비 사업을 수행해 왔다. 종전의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간 수직적·감독적 관계를 수평적·협력적 관계로 재정립하기 위하여 지방자치단체의 권한 행사에 대하여 중앙행정기관에 보고·협의하거나 승인받도록 하던 제도를 개선하기로 하였다. 예컨대, 지방자치단체가 발행하는 도시개발채권 이율에 관한 조례 제정 시 행정안전부장관의 승인 절차를 폐지하는 등 지방자치단체가 보다 자율적으로 자치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법령을 개정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지방자치의 성공을 위해서는 이와 같은 제도적 개선과 더불어 확대된 자치입법권·행정권이 지방의 주인인 주민의 편의 증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각 지역의 현실에 맞는 자치법규가 만들어질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의 자치입법 역량 강화를 위한 노력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중앙부처의 경우 입법과정에서 법제처의 법령심사를 통해 크고 작은 법리적 문제들을 해결한다. 이와 달리,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자치입법을 위한 전문기관이 없으므로 자치입법에 관한 문제를 스스로 풀어 나가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가령, 조례로 규정하려는 내용이 상위 법령이나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자치법규 체계에 부합하는지에 대해 법제처에 질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2018년 현재 우리나라 자치법규는 총 10만6265건으로 지난 1994년 5만547건이었던 것에 비하여 두 배 정도 증가하는 양적 성장을 이루었지만, 여전히 자치법규 입안 시 법리적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

    법제처는 이러한 문제를 지방자치단체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12개 지방자치단체에 입법 전문가를 파견하고 있다. 자치법규 입안 시 관련 법령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을 법제화하는 등 법제업무 노하우를 전달하고 있다. 이러한 지원 제도가 지방자치단체의 성장을 위한 자양분이 되고, 이를 바탕으로 지방자치단체가 보다 적극적인 입법활동을 통해 자치권을 충분히 행사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앞으로도 자치법규를 포함한 국법체계를 지방분권시대에 맞게 개선하는 작업은 계속되어야 한다. 지방분권에 걸림돌이 되는 법령을 찾아 정비하는 수준에서 더 나아가 적극행정의 관점에서 지방자치의 발전을 앞당길 수 있는 법·제도를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 이러한 부분이 지방자치단체가 법제처와 함께 고민하고 노력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김외숙 법제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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