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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의 발걸음

    김윤종 재판연구관 (대법원)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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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그때 마음을 정했다, 나쁜 운명을 깨울까봐 살금살금 걷는다면 좋은 운명도 깨우지 못할 것 아닌가. 나쁜 운명, 좋은 운명 모조리 다 깨워 가며 저벅저벅 당당하게, 큰 걸음으로 살 것이라고.” - 장영희님 에세이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중에서.


    2019년 새해가 밝았다.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한해를 맞이하면서 기쁘고 설레는 마음보다는 부질없는 걱정과 근심이 앞선다.

    어서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던 어린 시절에는 학교를 졸업하고 가정을 이루면 저절로 성숙하고 현명한 사람이 되는 줄 알았다. 어른의 세계로 들어서면 마법처럼 굉장한 일이 생길 것이라 믿으며.

    그러나 이제는 나이와 상관없이 부단한 성찰과 자기반성이 없으면 조금도 성장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안다. 오히려 무심히 흐르는 세월 속에서 체력은 약해지고 매사에 예민하고 까칠해진 마음은 사소한 일에도 쉽게 참을성을 잃게 되지 않던가. 세상의 역동적인 변화에 희망찬 각오를 다지기보다 염려하는 마음부터 드는 모습은 내가 꿈꾸던 어른의 그것은 아닌 것 같다.

    새해 아침 청명한 하늘과 매서운 바람을 맞으며 시작하는 출근길에서 무엇으로 올 한 해를 힘차게 살 수 있을까 생각해본다. 누군가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관찰과 기억이라고 했는데, 자신을 좀 더 이해하고 마음의 폭과 깊이를 늘리는 것도 마찬가지일 것 같다. 해가 거듭할수록 미로처럼 얽혀 방향을 가늠하기 어려운 일상의 매순간을 저벅저벅 당당하게 걸어갈 수 있는 용기는 절로 얻어지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남다른 비결이나 왕도를 찾느라 애쓰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데 중요한 ‘나의 방법’을 끊임없이 묻고 알아가는 것이야 말로 진짜 어른의 세계가 아닐까. 성경에도 쓰여 있듯이 내일의 걱정은 내일에 맡기기로 하고, 두려움에 지지 않고 지난 경험에 메이지 말며 자신의 진심을 믿고 묵묵히 걸어가는 한해가 되길 소망한다.


    김윤종 재판연구관 (대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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