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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수첩] 리걸클리닉 살리기

    이순규 기자 soonlee@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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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0년대 미국 예일대 로스쿨의 고홍주 교수는 학생들과 아이티 난민에게 국제조약 및 미국 국내법이 인정하는 정치적 난민 지위를 확보해 주려고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이후 관타나모 기지에 억류됐던 아이티인 310명의 미국 입국이 성사된 것은 로스쿨 리걸클리닉 활동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힌다.


    리걸클리닉은 로스쿨에서 사용되는 실습식 교육방법으로 의대생이 실제로 환자 치료를 도우며 능력을 연마하듯 실무교수의 지도하에 공익소송 등을 통해 실무능력을 배양하는 제도다. 우리나라도 2009년 로스쿨 제도를 도입하면서 전국의 로스쿨에 리걸클리닉센터가 설치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실무교수의 변호사 개업금지 규정으로 인해 리걸클리닉이 무변촌 주민 법률상담 정도에 머무르는 등 임상법학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서울대 로스쿨이 리걸클리닉 전담 겸임교수로 공익분야에서 명성이 높은 김주영·소라미 변호사를 채용한 데 이어 앞으로 리걸클리닉을 전담할 변호사를 4명가량 더 채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크게 환영할 일이다.

    서울대 로스쿨은 올해부터 절대평가 방식을 도입했다. 대형로펌의 재학생 입도선매로 학생들이 과도한 학점경쟁으로 내몰리는 부작용을 막는 한편 리걸클리닉에 참여하는 학생들을 늘리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가장 큰 것이 변호사시험이다. 응시자 대비 합격률이 40%대까지 떨어진 상황에서는 학생들의 리걸클리닉 참여 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로스쿨의 본산인 미국 로스쿨생들에게 변호사시험은 교과과정을 충실히 이행했는지를 점검받는 관문에 불과하다. 실력을 바탕으로 한 치열한 일자리 경쟁이 더 중요한 문제다. 그러다보니 미국 로스쿨생들은 재학시절 변호사시험 준비보다 리걸클리닉이나 다양한 인턴활동 등을 통해 실무 경험을 축적하고 인적 네트워크 등을 쌓는 데 주력한다.

    법원행정처는 2016년 3월 로스쿨 교수 중 변호사 자격을 가진 실무교수들이 국선변호인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리걸클리닉 활성화 방안을 마련했으나, 교육부의 반대로 지지부진한 상태다. '변호사법 및 사립학교법 등 관련 법률에 따르면 공무원인 국·공립대 교수는 물론 이에 준하는 복무규정이 준용되는 사립대 교원 역시 변호사 활동을 할 수 없다'고 교육부가 유권해석을 내렸기 때문이다.

    리걸클리닉은 로스쿨생들이 실무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이자 공익활동을 통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법무부와 교육부, 법학계와 법조계 모두 머리를 맞대 리걸클리닉을 살릴 방안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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