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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펌에 대한 압수수색, 후폭풍을 걱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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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호사와 의뢰인 간의 비밀보호는 방어권 보장의 핵심이다. 의뢰인과 변호사 간의 완전한 의사소통 및 정보 교환이 이루어져야만 진실에 기반한 변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변호사와 의뢰인 간의 비밀보호는 사법제도의 근간이며, 사법적 정의 실현의 전제이다. 당연히 이는 공권력으로부터의 비밀보호이다. 그동안 수사당국은 이러한 변호사·의뢰인 간의 비밀유지 원칙에 호응하는 편이었다. 하지만, 검찰이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면서 이러한 관례가 깨어졌고 최근에는 회사의 조직적인 범죄 은폐 혐의에까지 로펌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루어지고 있다. 앞으로 어떤 로펌도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에 자유로울 수 없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작용이 있으면 반작용이 있기 마련이다.

    최근 대형로펌들이 의뢰인을 위하여 생산한 문서는 물론이고 자체 내에서 생성된 메시지 등을 일정기간이 지나면 폐기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문서와 파일에 대한 보안 관리 지침을 변경하고 있다고 한다. 변호사가 수기로 작성한 문서를 통하여 의뢰인과 회의를 하고 회의 직후 기록된 문서 등을 파쇄하는 경우도 있다. 로펌마다 내세우는 이유는 다소 다르지만, 그 이면에는 향후 발생할지도 모를 수사대비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검찰이 대형 로펌에 대하여 몇 차례 압수수색을 단행한 이후 발생한 진풍경이다.

    문제는 수사기관의 로펌에 대한 압수수색의 악영향이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첫째, 변호사와 의뢰인 간 신뢰관계의 파괴다. 변호사와 의뢰인 간의 비밀유지가 공권력으로부터 보호받지 못 한다는 의혹이 커질수록 의뢰인은 더 이상 변호사·로펌을 믿을 수 없게 된다. 전달되는 정보는 왜곡될 수 밖에 없다. 변호사의 자문에 정확성과 신뢰성을 담보하기 어려워진다. 설령 진실된 정보를 받게 되더라도 변호사는 의뢰인과 공범이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떨쳐버릴 수 없다. 변호사와 의뢰인 간의 관계가 근본부터 파괴될 것이다. 둘째, 법률문화 발달의 지체다. 법률 문화의 발전은 사법부의 판례와 학계에서의 이론 연구를 통하여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변호사·로펌에서의 영역에서도 이루어진다. 특히 로펌의 자문과 상담 기록이야말로 시시각각 현장 상황에 맞추어 탄생한 경험과 전문 지식의 산물 그 자체다. 이러한 자료들이 폐기되어 후배변호사나 다른 전문가들에게 전달되지 못 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셋째, 법률시장의 왜곡이다. 지금과 같은 현상이 되풀이된다면, 민감한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의뢰인들은 국내 로펌이 아닌 외국계 로펌을 선호할 것이다. 의뢰인 간 비밀특권(attorney-client privilege)이 보다 잘 보호되리라 믿는 외국계 로펌와 접촉하고 법률비용을 지출하게 될 것이다. 법률시장 개방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선방해온 국내 로펌들을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내모는 셈이다.

    이처럼 로펌에 대한 압수수색은 득보다 실이 많다는 것이 명백하다. 로펌에 대한 압수수색은 극도로 자제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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