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egalinsight
  • Legaledu
  • 법률신문 오피니언

  • 상시채용
  • 기사제보
  • 목요일언

    완벽한 타인(他人)

    김성우 변호사 (법무법인 율촌) 입력 :
    글자크기 : 확대 최소
  • 인쇄
  • 메일보내기
  • 기사스크랩
  • 스크랩 보기
  • 153847.jpg

    변호사, 의사, 사업가 등으로 성공한 40년 지기 친구 네 명이 부부동반으로 집들이 식탁에 둘러앉았다. 화기애애한 식사가 계속되던 중 한 부인이 게임을 제안한다. 각자의 핸드폰을 식탁 위에 올려놓고 식사가 끝날 때까지 전화, 카톡과 문자, 이메일 등 핸드폰으로 오는 모든 내용을 공유하자는 것이다. 남자들이 선뜻 응하지는 않았지만 결국 게임은 시작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에 대한 본심, 추악한 욕망, 자녀와의 갈등, 친구 배우자와의 부정, 동성연애에 이르기까지 감추고 싶었던 비밀들이 하나둘 드러난다. 요즈음 이혼사건에서 배우자의 부정에 대한 증거로 자주 등장하는 자동차 블랙박스처럼, 열리지 말았어야 할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것이다. 인간관계의 민낯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너무나 잘 안다고 생각했던 친구와 배우자로부터 받은 배신감과 실망, 분노는 절정에 달하게 된다. 이것은 이탈리아 영화를 원작으로 지난해 말 개봉된 영화 '완벽한 타인'의 줄거리이다. 

     

    가정법원에서 만날 수 있는 소년사건, 이혼사건, 후견사건, 상속사건, 양육권 분쟁… 이 모든 사건들 역시 알고 보면, 가족들 사이에 서로를 잘 알려고 하지 않아서,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을 알지 못해서, 서로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이 사실이 아니어서, 알지 말아야 할 것을 너무 많이 알게 되어서, 속고 속이고 숨기고 모른 척하다 보니 공허함만 남게 되어서 일어나는 분쟁들이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과연 가족들 사이의 비밀은 절대로 존재해서는 안 되는 것일까? 가정과 사회에서 우리가 지니고 있는 크고 작은 비밀 모두를 모든 가족 구성원에게 남김없이 오픈하는 것이 언제나 바람직한 것은 아님을 부인하기 어렵다. 가족에게 어떤 비밀을 유지하는 것이 자신의 욕망이나 이기심을 채우기 위한 것이 아니라 상대방에 대한 진정한 사랑과 배려에서 나온 것이라면, 때로는 그것이 서로의 관계를 유지하고 더 가깝게 하는 지혜가 될 수 있다. 사랑이 넘치는 가정을 위해서는, 서로에게 완벽한 지인(知人)이 되는 것보다 완벽한 지인(至人)이 되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김성우 변호사 (법무법인 율촌)

    최근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