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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수첩] 파견과 도급

    이정현 기자 jhlee@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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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4일 대검찰청은 '사내 도급 및 파견의 법적 쟁점'이라는 주제로 노동법이론실무학회와 공동학술대회를 개최했다. 그 자리에서 박선민(39·사법연수원 37기) 광주지검 검사가 현행법상 명확한 기준이 없어 파견과 도급의 구별이 어렵고 이는 죄형법정주의라는 대원칙에도 어긋나 비범죄화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해 법조계에 파장을 일으켰다.

     

    현재 한국에서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 위반으로 한 해 입건되는 사건은 약 100여 건 정도다. 건수만 놓고 봤을 때는 다른 사건에 비해 적은 수치다. 하지만 파견법 위반 사건은 주로 노동조합과 사측 간의 대립이기 때문에 관계자들의 수가 몇천명에서 몇만명까지 가는 경우도 있어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이러한 파견법 위반 사건 형사처벌에 있어서 그 기준이 불명확하다는 것은 큰 문제다. 노동사건을 주로 처리해 온 공안검사들은 한국에서 파견과 도급을 구별해내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라고 입을 모은다. 파견과 도급의 구별기준이 노동법에 명문화돼 있는 것도 아닐 뿐더러 판례나 교과서, 논문 등을 참고해 어렵사리 기소한다 하더라도 재판부에 따라 위법성 판단기준이 달라 입증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공안검사들은 파견법 위반 사건에서도 고의성을 입증하기가 가장 어렵다고 한다. 파견과 도급의 구별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사측도 과거 판례나 논문 등을 찾아보고 유리하게 해석해 판단하기 때문에 검찰 수사 단계에서 그 판단과정을 제시하면서 고의성을 부정하기 때문이다. 또 판례에서 아무리 판단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하더라도 수많은 요소가 고려돼야 하는 노동사건에서 기존 판례와 100% 일치하는 사건이 존재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죄형법정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국가에서 이 같은 상황은 우려스럽다. 형사절차에 있어서 판단하는 사람에 따라 처분결과가 달라진다면 법적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이 떨어지게 된다. 이는 결코 바람직한 형사사법체계라고 할 수 없다. 국회에서 입법논의를 해 파견법을 수정·보완하고 만약 불가능하다면 박 검사의 말대로 비범죄화 논의도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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