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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수첩] 특허심판관의 윤리

    강한 기자 strong@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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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허청 특허심판관이 자신이 주심을 맡은 상표등록취소심판에서 엉뚱한 상표를 말소하는 오심(誤審)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심판관이 오심을 감추기 위해 당사자를 찾아가 거짓 제안을 한 정황도 항소심 민사재판에서 확인됐다. <법률신문 2019년 6월 17일자 참고> 심판의 공정성과 시스템의 투명성, 심판관의 윤리성에 금이 갔다.

     

    기업에는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다. 영문도 모른 채 상표를 잃었다. 겪지 않아도 될 법적분쟁에 10여년간 시달렸다. 상표도 제 값을 받지 받지 못했다. 법원이 인정한 손해배상액은 기업 스스로 책정한 상표가치의 10분의 1에도 못미쳤다. 

     

    전문가들은 '터질 것이 터졌다'는 반응을 보였다. 개인의 실수나 일탈행위가 아니라 심판관의 용이주도한 무마행위와 깜깜이 심판이 가능했던 구조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에는 공무원의 업무태만, 허술한 합의부 운영, 불투명한 공무원 인사·징계제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 변리사는 특허심판원에 대해 "국민은 어려운 전문 심리에 관심이 없고, 정확한 시스템은 밖에서 알 수가 없고, 변리사 등 이해관계자들은 허물을 함부로 말할 수 없다"고 요약했다. 기사가 나간 뒤 "특허심판 운영이 제대로 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는 익명의 응원문자도 많이 받았다.

     

    1998년 개원한 특허심판원은 특허·상표 등 지식재산권 관련 분쟁을 전문적으로 심리하는 특별행정심판기관이다. 특허청은 이공계 박사학위 소지자만 450여명에 달하는 엘리트조직이며 심판기관으로서의 엄중한 역할도 자임하고 있다. 심판원도 홈페이지에서 '3인 또는 5인의 심판관 합의체가 공정하고 신속하게 특허분쟁을 해결하는 준사법적 절차'로서 '사실상 제1심 법원의 역할을 수행'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박성준 특허심판원장은 지난 4일 개최된 '제1회 한·중·일·유럽 특허심판원장회의'에서 "세계적인 특허정책 흐름에 발맞춰 심리충실성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산업이 발전할수록 핵심기반인 지식재산이 중요해진다. 문화융성·4차산업혁명 시대에 연 1만여건을 심리하는 특허심판원이 일반 국민과도 멀지 않다. 사람으로 치면 21살, 이제 어엿한 성인인 특허심판원이 '준사법기관'과 '사실상 1심'에 걸맞은 시스템과 윤리성을 갖춰 성숙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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