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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도 보이스피싱범 될 수 있습니다

    이주영 부장판사 (서울남부지법)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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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이스피싱 범죄가 갈수록 기승이다. 형사단독 법정은 세상의 거울이라는데, 요즈음 절도 사건보다 보이스피싱 관련 사건이 더 많으니 말이다. 범행에 사용된 통장과 카드를 대여하였다가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분들이 있고, 돈을 인출하거나 카드를 운반하다가 사기 공범으로 기소된 분들이 있으며, 보이스피싱 조직과 연루되어 사기뿐 아니라 범죄단체 가입, 활동으로까지 기소된 분들도 있다. 심지어 최근 한 구속 피고인의 반성문에는 같은 방에 수용된 분들의 70%가 보이스피싱 관련 범죄더라는 내용도 있었다. 유사한 범죄를 저지른 분들을 일부러 함께 수용한 것이 아니라면, 정말 우려스러운 수치가 아닐 수 없다.

     

    보이스피싱범이 되는 것은 그 피해를 당하는 것만큼이나 쉽다. 우선 통장이나 카드 대여가 있다. 대부분 돈이 궁한 와중에 ‘통장 빌려 주시면 하루 20만 원 드립니다’ 등의 문자나 광고에 홀린 분들이다. 그 자체가 죄다. 이만ㅎ ㅏㄴ일로 형사처벌까지 받으랴 하다가 다들 전자금융거래법위반으로 형사 법정에 서 계신다. 이름이 드러나 있으니 100% 잡히고, 요즘은 웬만한 폭행보다 양형도 높다. 보이스피싱에 이용될 것을 알 만한 상황이었다면 사기 공범으로도 기소되는데, 이 경우 피해자의 배상명령 신청이나 민사소송도 당연히 예상해야 한다.

     

    자금 수령이나 인출, 송금에 개입된 분들도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 부분 관련하여 정상적인 업무로 알았다는 호소가 부쩍 늘었다. 주로 20대 초중반 취업준비생들인데, 채권 추심업체나 사채업체 외근직 등에 취업한 것으로 믿었다는 것이다. 선뜻 이해가 가지 않지만, 구인광고, 상급자와 업무 지시 주고받은 문자내역은 기본이고, ‘00금융’ 등으로 되어 있는 멀쩡한 회사 홈페이지까지 있는 경우도 있으니, 주장이 사실이라면 그야말로 용역을 보이스피싱 당한 셈이라 하겠다. 슬픈 것은, 이런 분들만 수두룩하게 잡혀 올 뿐 정작 돈이 최종적으로 흘러들어간 주범들이 잡혀 오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는 것이다. 

     

    엄한 처벌도 필요하지만, 결국은 사후 약방문이다. 범죄자로 보이스피싱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이 부분에 더 많은 교육과 홍보가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주영 부장판사 (서울남부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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