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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조계도 다문화 사회에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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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게 모르게 한국사회의 국제화는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2018년 통계는 아직 나와 있지 않으니 2017년 말 기준 통계를 보면, 국내 체류외국인은 2,180,498명으로 최근 5년간 연평균 8.5%씩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로써 전체 국민 인구 대비 체류외국인 비율은 4.21%이다. 단기체류자를 제외한 고정 거주자만 해도 148만명이 넘으며, 안산시에는 7만명의 외국인이 거주하고, 서울 영등포구와 금천구의 외국인 비율은 각각 12%, 10% 정도이다. 총인구의 5%, 즉 20인 중 1인이 외국인이 될 날이 머지않았다. 오랫동안 믿어온 단일민족국가 개념이 부서지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법조인들이 주로 속한 한국사회의 중상층에서는 세계화를 너무 막연하게, 남의 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생활환경 주변에서 외국인을 그리 자주 접하지 못하고 TV의 프로그램에서나 보며, 가끔 만나게 되는 외국인이란 상거래차 한국을 방문하여 유창하게 영어를 구사하는 사람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국내 체류외국인 218만명 중 다수를 차지하는 쪽은 그런 사람이 아니라, 외국인 노동자나 이주결혼여성 등 전국의 소도시 및 농촌지역에 주로 거주하는 사람들이다. 육체노동으로 한국 사회의 일익을 담당하는 사람들이다.

     

    동남아 여성만 결혼으로 이주한 것이 아니다. 농공단지에 가면 각종 공장에서 일하는 각국 출신 남성들이 많다. 농촌 전답에서의 각종 농산물도 외국 노동자 없이는 이제는 재배가 안 된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 동남아에서만 오는 것이 아니다. 파키스탄, 스리랑카, 네팔, 방글라데시 등 인도권에서도 오고,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즈스탄 등 중앙아시아 지역에서도 많이 온다. 평택, 당진, 천안, 조치원 등 지방 소도시나 읍면 지역의 각종 산업은 거의 다 외국인 노동자에 의존하고 있다. 

     

    이런 다문화 사회에 법조계도 대비하여야 한다. EBS 등 공영방송에서 결혼이주여성의 친정방문 프로그램이나 외국 노동자 가족의 한국방문 프로그램을 방영하는 것도 한국의 다문화 사회 진입에 대한 계몽 역할을 하겠지만, 법조계에서도 미리 준비할 일이 여럿 있다. 

     

    우선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세계화 및 다문화가 이중적 개념이라는 점부터 인식해야 한다. "백인 다문화 가정은 예능에 나오고 동남아 다문화 가정은 다큐에 나온다"는 말은, 두 가지의 서로 다른 세계화를 날카롭게 지적하는 말이다. 위쪽의 세계화를 주로 경험하는 법조인들도 아래쪽의 세계화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그들의 인권이 침해당하는 사례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고, 이미 발생한 인권침해, 임금체불 등에도 법조인들이 관여해야 하며, 한국의 기득권 중산층들이 헌법상 평등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를 깨달을 수 있도록, 스스로 공부하고 또한 계몽해야 한다. 다문화 사회에 대비하는 일은 더 이상 미룰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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