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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유자 교체에 의한 집행방해,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

    이재석 집행관 (안양지원·한국민사집행법학회 부회장)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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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집행방해 실태

    채권자(경매절차의 매수인 등) A가 건물을 점유하고 있는 甲을 상대로 인도청구소송을 제기하면서 점유이전금지 가처분을 신청하여 가처분결정을 받은 후에 그 가처분명령의 집행을 신청하였는데 그 집행 전에 甲이 점유를 乙에게 넘겨버렸다(제1사례). 이에 A가 乙에 대하여 인도청구소송 등을 제기하여 승소한 후에 그 집행권원(판결 등)의 집행, 즉 인도집행을 신청하였는데 그 집행 전에 乙이 점유를 丙에게 넘겨버렸다(제2사례). 

     

    제1사례에서 집행관은 가처분명령을 집행할 수 없다(즉, 甲에 대한 가처분으로는 乙의 점유이전을 금지한다는 것 등을 기재한 ‘고시’를 붙일 수 없다). 가처분명령을 집행하기 전에 점유를 이전받은 乙에 대하여는 가처분의 효력(당사자항정효 등)이 미치기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A는 甲에 대한 소송의 승패와 관계없이 乙에 대하여 별도로 인도청구소송 등을 제기하고 승소하여야 乙에 대한 인도집행을 신청할 수 있다.

     

    제2사례에서 집행관은 인도집행을 할 수 없다(즉, 乙에 대한 판결 등으로는 丙의 점유를 풀어 A에게 이전할 수 없다). 丙에 대하여는 판결 등의 효력(집행력 등)이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A가 丙에 대한 승계집행문을 부여받아 인도집행을 신청하더라도 그 집행 전에 丙이 점유를 丁에게 넘겨버리면 집행관은 또 인도집행을 할 수 없게 된다.

     

    집행현장에서는 치밀하고 연속적인 점유자 교체로 보전집행(제1사례) 또는 본집행(제2사례)을 방해하는 일이 다반사다. 보전집행보다는 본집행을 방해하기 위한 경우가 많으며, 대부분 집행목적물을 더 오래 사용하거나 이사비용을 더 많이 받아내기 위한 것이다.

     

    법제도의 허점악용 사례 많아 

     

    2. 현행 법령·제도의 허점

    법은 집행기관에 대하여 민사집행절차가 공정하고 신속하며 경제적으로 진행되도록 노력할 것을 명하는 한편, 집행당사자와 이해관계인에 대하여는 신의에 따라 성실하게 집행절차를 수행할 것을 명하고 있다(민사집행법 제23조, 민사소송법 제1조).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종종 있다. 일반적으로는 집행기관의 노력 부족이나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moral hazard)가 원인이겠으나, 법령·제도의 미비가 그 원인인 경우도 있다.

     

    채무자가 강제집행의 면탈·방해를 시도하면 채권자의 권리실현은 불가능해지거나 지연된다. 특히 신의칙에 반하여 점유자를 계속 교체하면 인도청구권의 실현은 요원해진다. 집행을 공정·신속·경제적으로 할 수 없게 됨은 물론 집행 자체가 불가능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강제집행 발령시점의 점유자(집행권원상의 채무자)와 집행시점의 채무자가 다른 경우에는 집행을 할 수 없다는 것이 강제집행의 기본원칙이기 때문이다. 점유자 교체에 의한 집행방해는 바로 이와 같은 법제도의 허점을 악용하여 횡행하고 있다. 이러한 연유로 ‘경매의 꽃은 인도’라는 말까지 회자되고 있다.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가 원인

     

    3. 집행방해 차단대책

    점유자 교체에 의한 집행방해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아래와 같은 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민사집행법에 관련 규정을 신설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일본에서는 2003년 민사집행법과 민사보전법에 관련 규정을 신설하고 2004년부터 이러한 제도들을 시행하고 있다.

     

    가. ‘채무자 불특정 보전처분제도’의 도입

    (1) 본안의 원고를 위한 채무자 불특정 가처분제도

    점유자 교체에 의한 점유이전금지 가처분명령의 집행불능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본안소송을 제기할 채권자(본안의 원고)를 위하여, 채무자를 특정하지 않고 그 가처분을 발령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① 채권자는 가처분신청서에 채무자를 ‘이 사건 가처분명령을 집행할 때 별지목록 기재 부동산을 점유하는 자’와 같이 기재하고(가처분결정에도 채무자를 이와 같이 기재함), ② 채무자를 특정한 통상의 점유이전금지 가처분명령을 받아 집행에 착수하였으나 점유자가 교체되어 집행할 수 없다는 취지가 기재된 집행불능조서 등을 첨부하여 신청할 수 있도록 하면 될 것이다. 또한, ③ 채무자는 가처분 집행 시의 점유자로 특정되는 것으로 하고(만일, 특정될 수 없다면 집행불능이 됨), ④ 집행을 마친 경우 집행관이 법원에 채무자를 특정할 수 있는 사항을 보고하도록 하며, ⑤ 법원은 특정된 채무자에 대하여 결정정본을 송달하도록 하면 될 것이다. 

     

    (2) 경매절차의 매수인을 위한 채무자 불특정 보전처분제도

    인도청구소송은 물론 부동산인도명령도 인도집행의 집행권원이 될 수 있다. 다만, 인도명령이 점유이전금지 가처분의 본안에 포함되는지 여부에 관하여는 견해의 대립이 있다. 따라서 부동산인도명령을 신청할 채권자(경매절차의 매수인)를 위하여, 인도명령과의 관계에서 당사자항정효를 부여할 수 있도록 점유이전금지 가처분과는 별도로 ‘점유이전금지 보전처분제도(본안의 존재를 전제로 하지 않는 특수한 보전처분제도)'를 신설하고, 이 보전처분도 채무자를 특정하지 않고 발령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민사집행법 제83조제3항 및 민사집행규칙 제44조는 경매부동산에 대한 침해방지조치의 내용으로서 금지명령·작위명령 및 집행관 보관명령을 규정하고 있으나, 점유이전금지 보전처분은 규정하고 있지 않다).

     

    나. ‘채무자 불특정 집행문제도’의 도입

    보전처분명령의 집행불능을 방지하기 위해 채무자를 특정하지 않고 보전처분을 발령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본안(인도명령)의 집행불능을 방지하기 위해 채무자를 특정하지 않고 집행문을 부여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채무자를 특정하지 않고 집행문을 부여할 수 있도록 하면 위 제2사례와 같은 집행방해를 차단할 수 있다. 즉, A가 乙에 대한 집행권원에 채무자를 특정하지 않은 집행문(집행권원상의 채무자에게 부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일종의 승계집행문이라고 할 수 있음)을 부여받아 인도집행을 신청하는 경우에는 그 집행 실시 전에 乙이 丙에게 점유를 넘기더라도 집행관은 丙에 대하여 집행을 할 수 있다. 채무자는 집행 시에 丙으로 특정되는 것인데, 다만 집행 시에 특정할 수 없다면 집행을 할 수 없게 된다.


    민사집행법 등 개정 서둘러야


    4. 입법적 해결의 촉구

    점유자 교체에 의한 집행방해는 이미 위험수위를 넘었다. 이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할 수밖에 없다.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법률에 근거규정을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조속한 민사집행법 개정을 촉구한다. 무법상태를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

     

     

    이재석 집행관 (안양지원·한국민사집행법학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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