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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사·기소권의 공공 독과점과 인센티브의 부존재 문제

    김기원 변호사 (성균관대학교 노동법 박사과정)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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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 9. 대한변호사협회는 검·경 수사권 조정에 관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은 “수사권 조정은 국민들의 인권과 방어권 보장을 목표로 해야한다”는 취지를 거듭 강조했다. 검·경간 수사권 조정 논의에 관해 검토 가능한 아이디어를 생각해 보았다. 


      수사·기소권을 공공영역이 완전히 독과점하여 생긴 문제를 보자. 민사소송(형사소송)에서 원고측 변호사(검사)는 임의로 증거수집(수사)을 한다. 강제력이 필요하면 문서제출명령신청(영장청구) 등을 활용한다. 증거수집을 마친 변호사는 소 제기(기소)를 하고 소송계속을 유지(공소유지)한다. 형사에서는 ‘수사권과 기소권의 분리 필요성’이 주장된다. 그러나 민사에서는 “증거수집권과 소제기권을 분리하기 위해, 탐정과 변호사의 권한을 나누자” 는 문제의식이 없다. 즉 수사·기소권을 권력화하고 부패시키는 문제의 근본 원인은 다른곳에 있다. 수사와 기소의 독점 자체는 문제의 근원이 아니다.


      검찰과 마찬가지로 민사 변호사는 증거수집권과 소제기권을 둘 다 행사한다. 민사 변호사업은 독·과점 되어있지 않아 검찰과 같은 부당한 권력이 없다. 가해자는 형사기소를 막기 위해 상명하복의 동일체인 검찰의 구성원을 매수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민사의 경우 특정 변호사가 상대방 당사자와 친분이 있어 매수되었고, 의뢰인에게 “이 사건은 승소 가능성이 없으니 진행 안하겠다”며 사건 진행을 부당하게 거부했다고 해도, 민사 피해자는 다른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다. 가해자라고 해도 피해자를 대리할 가능성이 있는 모든 독립된 변호사를 매수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가해자는 일반적으로 자유형을 더 두려워한다. 그리고 형사절차는 증거수집권한과 수단이 민사보다 우월하다. 수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민사소송에서 사용할 증거도 확보가 어렵다. 가해자는 수사기관을 부당하게 무력화시키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이익을 얻는다. 


      어떤 이유로 법률구조공단에게 ‘증거수집권’ ‘소제기 독점’ ‘소제기 편의주의’(수사권, 기소독점, 기소편의주의)권한이 생겼다고 하자. 모든 민사소송은 ‘공단동일체의 원칙’에 따라 이사장의 지휘를 받는 법률구조공단 변호사들의 대리 없이는 제기할 수 없게 되었다고 가정하자. 민사 위법행위자들은 법률구조공단의 일부 변호사들을 영향력, 금력으로 매수하면 민사 소제기를 피할 수 있게 된다. 법률구조공단 변호사들은 민사 위법행위를 한 같은 식구를 서로 감싸줄 것이다. 공단은 검찰과도 같은 권력기관이 될 것이다. 


      적절한 ‘법률구조공단 개혁’ 방법은 무엇일까. 민사수사권과 민사소제기권의 분리는 최우선 문제가 아니다. 민사소송의 원고 지위를 상명하복 동일체의 국가기관 1개가 독점한 구조를 부수는 것이 최우선일 것이다. 형사사법구조 문제의 근본 원인도 수사권과 기소권을 1개의 상명하복의 동일체 국가기관이 독점했다는 점이다. 수사권조정은 수사권의 검찰 1기관 독점의 폐단을, 검·경 2기관 과점의 폐단으로 줄여보겠다는 불완전한 개혁안으로도 볼 여지가 있다. 검찰이 권한을 독점한 지금도 버닝썬 사건과 같이 ‘권한 없다는 경찰’이 권한을 남용하는 문제가 생기고 있다. 온갖 선진국가의 제도를 참조해 절묘하게 수사권을 조정해도, 경·검이 가진 독과점적 지위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가 사라지기는 어려울 것이다. 


      회사는 직원에 대해서 독점적인 내부징계권한을 가진다. 군은 중앙집권적 조직을 갖추고 외적과 싸운다. 이와 같은 발상으로, 국가는 범죄자를 독점적으로 ‘내부징계’할 권한이 있으며, 중앙집권 국가기관이 범죄자들과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1~2개 국가기관이 독·과점하게 된 최초의 발상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수사와 국방은 다르다. 군은 다양한 전문적 기능들이 중앙집권적 통제하에 조화되어야 전투력을 발휘한다. 각 전투는 전쟁 전체와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그러나 수사는 서로 관련이 없는 사건들이 수사팀에게 배당될 뿐이다.  


      백지에서 제도를 설계 해보자. 중세 국가는 대부분의 영역을 공공이 장악했다. 공공이 담당하는 영역은 성과에 비례해 대가를 얻는 인센티브 구조가 왜곡되고, 성과 대신 인사·예산권자에 대한 인맥, 영향력, 뇌물 등으로 대가를 얻을 수 있어 부패한다. 반대로 민간이 담당하는 영역은 부패가 사라지고 효율이 올라가나, 불공정경쟁과 착취 등 시장의 실패 문제와, 공유지의 비극 등 무임승차의 문제가 생긴다. 시장의 실패 문제는 민간 영역에 대한 국가의 감독과 규제로 해결한다. 시장에 맡길 때 수혜자들의 무임승차와 공유지의 비극이 생기는 국방서비스 등은 국가가 관여하거나(보건소, 치안), 국가가 독점해서 해결한다(국방). 


      대부분의 형사사건에는, 서비스 제공자인 검사나 탐정에게 비용을 지급할 동기가 있는 피해자가 있다. 피해자가 불특정해서 무임승차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거나, 부패 가능성이 낮거나, 큰 수사조직과 정보망이 필요한 등의 조직범죄, 사회적 법익에 대한 범죄 등의 사건은 국가가 담당하는 것이 적합하다. 그러나 피해자가 명확하거나 정치, 경제적 권력자와 관계가 있어 수사기관의 부패가능성이 있고 무임승차와 같은 인센티브의 왜곡이 없는 사건은 민간이 관여하면 효율적이며 부패도 막을 수 있다.


      수사·기소권의 공공 독과점의 문제에 대안으로서 여러 아이디어를 상상할 수 있다. 첫째, 수사·기소의 공공 독점과 중앙집권 원리의 체계와 철학을 바꾸지 않고 독과점을 다소 완화하는 대안이 있다. 각 5개의 병렬적인 수사청, 검찰청을 두어 수사·기소에의 접근 경로를 다양화하여 부당한 권력의 발생을 막는 것이다.


      둘째, 수사·기소의 중앙집권적 권한을 분산하여 독과점을 크게 완화하는 방식이 있다. 수사기관과 기소기관을 독립 재판부처럼 수십, 수백개의 독립체로 분리하여, 각각의 중·소규모 수사팀, 소송팀이 개별적으로 독립성과 공공성을 가지게 하는 발상이다. 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이 공단 소속 변호사의 사건에 독립성을 부여하는 것과 유사하다. 검찰 고위직의 권한을 경찰 고위직과 나누는 대신 일선 검사, 수사관들에게 작지만 독립적인 권한을 쪼개어 나누는 것이다. 이 역시 민간의 개입여지를 배제하므로, 기존의 체계와 본질적으로 다른 방법은 아니다. 


      그러나 민간의 개입여지를 배제한 위 대안들은 한계가 있다. 피고인을 공격하는 검·경에게는 피해자가 인센티브를 줄 수 없어, 정의의 검은 무디어 졌다. 반면 피고인은 방어를 위해 변호인을 선임하고 검사를 매수하는 등의 인센티브를 줄 수 있어 법의 방패는 두터워 졌다. 지금의 형사사법제도는 정치인과 피고인만이 검·경에게 인센티브를 줄 수 있어 부패·왜곡 가능성이 높은 구조다. 검·경 구성원들이 공산주의 사회의 노동영웅처럼 인센티브 없이 명예감만으로 항상 청렴·공정한 태도를 취할 것을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공산주의는 인센티브를 주는 대신 감시체계를 복잡하게 만드는 식의 방법으로 인센티브가 부존재하는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다 실패했다. 


      이처럼 인센티브가 부존재하여 생기는 문제 의식에 의한 대안으로, 피해자가 사선 검사, 사선 수사관 등을 자유롭게 선택하고 필요한 경우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는 아이디어를 고려해 볼 수 있다. 인사를 미끼로 한 부정한 청탁도 피고인의 뇌물도 받지 않고 수사에 전념하는 성실하고 능력있는 검·경은 이후 평판 좋은 사선검사·수사관이 되어 인센티브를 얻을 수도 있다. 


      ‘수사·기소를 하고 돈을 버는 것이 천박하고 부정, 불의해 보인다’는 감정적인 반감이 있을 수도 있다. 인센티브가 없이 적은 임금만을 받는 공무원들로 구성된 공공은 질서와 청렴함을 연상케하지만 부패하기 쉽다. 공산주의는 전 영역을 공공화해서 인센티브 없는 감시구조만으로 사회를 운영하려 했고, 부패로 인한 비효율로 실패했다. 민간은 방종과 탐욕에 빠진 자본가를 연상케하지만 인센티브와 감시가 조화되어 적절히 통제되는 민간은 사회에 청렴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무임승차가 없는 영역에서는 민간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를 적절히 통제하는 것이 공공의 독점보다 더 청렴한 구조를 만드는 방안이 될 수 있다.


      타당한 방안이 무엇이든, 수사관 조정의 프레임을 벗어나 수사·기소기관이 가지는 부정한 권력을 감소시키려는 다른 차원의 대안을 상상하지 않는다면, 수사·기소기능의 공공 독·과점과 인센티브의 부재로 인해 생기는 근원적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 이 글에서 예시한 대안은 정교하지 못하다. 중앙집권적 수사기관의 능력, 수사·기소의 독과점 완화, 인센티브 부여 구조가 가진 장점들을 정교하게 결합한 새로운 대안을 상상해야 할 때가 아닐까. 



    김기원 변호사 (성균관대학교 노동법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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