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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학적성시험의 의미

    오수근 교수 (법학적성시험 출제위원장)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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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월 14일 치러진 2020학년도 법학적성시험에는 역대 최다 인원인 1만 291명이 응시하였다. 2008년 이후 올해까지 총 12회의 법학적성시험이 치러졌는데 출제의 전문성과 시행의 안정성에서 신뢰를 받고 있고, 시험 성적은 법전원 입학 전형의 필수 요소로 활용되고 있다.

     

     

    법학적성시험은 법전원수학능력시험이다

    법학적성시험은 법전원에서 효율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사고 능력을 측정하는 진학적성검사로 '법전원수학능력시험'이라 할 수 있다. 법학적성시험에서는 언어이해, 추리논증, 논술을 통해 법전원수학능력을 평가한다.


    미국 로스쿨입시위원회(LSAC)는 로스쿨 과정을 이수하는데 필요한 '법학적성'으로 14가지를 들고 있는데, 여기에도 읽기, 추론, 논증 구축, 문제해결 능력이 포함된다. 이들 능력을 미국 법학적성시험(LSAT)에서 측정하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다. 장래 테니스 선수를 선발하는데 기초체력을 측정하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법학적성시험은 법학적성 중 사고력을 측정하는 시험이다

    법학적성시험 성적 순으로 학생을 선발하면 그 성적 순으로 법전원 성적도 나오고 변호사시험 당락도 예측할 수 있기를 기대하지만 실제는 차이가 있기도 하다. 법전원 성적에는 독해, 추론, 논증 능력 외에 의지, 체력, 암기력 등 여러 다양한 요소가 영향을 미친다. 한 가지 기준으로 법학적성의 모든 측면을 평가할 수는 없다. LSAC에서 규정한 법학적성 14가지 중 협동심, 연구 수행 능력, 구어 의사소통 능력 등은 필기시험에서 측정하기 어렵고, 시간 관리 능력은 간접적으로만 측정할 수 있다. 기초체력만으로 장래 테니스대회의 성적을 예측할 수는 없다.


    모든 시험에는 측정오차가 있다

    더욱이 법학적성시험 성적이 유사한 학생들로 구성된 한 법전원에서 법학적성시험 성적 순으로 학업성적이 평가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왜냐하면 모든 시험에는 측정오차가 있기 때문이다. 100점 만점인 어떤 시험에서 '측정의 표준오차'가 5점이라면, 80점 받은 사람의 능력이 69점을 받은 사람보다는 낫다고 할 수 있지만, 76점 받은 학생보다 낫다고 할 수는 없다. 68% 신뢰수준에서 진점수 범위는 각각 80±5점, 69±5점, 76±5점이 되기 때문이다. 측정오차 문제를 고려할 때 표준점수나 백분위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까닭에 법전원 입학 전형에서 법학적성시험 성적 외에 학부 성적, 공인 영어 성적, 그리고 자기소개서와 면접 점수 등을 함께 고려한다. 이를 통해 법학적성시험이 측정하지 못하는, 학부에서 취득한 전공지식, 성실성, 인성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것이다.


    법학적성시험과 변호사시험 당락과의 관련성이 높다

    법학적성시험 성적이 법전원에서의 학업성적과 상관이 높기는 어렵다. 입학생들 사이의 법학적성시험 성적 차이가 크지 않고 측정오차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체 법전원생을 대상으로 하면 법학적성시험 성적이 변호사시험 당락과 유의미한 관련성을 보인다. 법전원 졸업생의 법학적성시험 성적을 5개 그룹으로 나누어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비교해 보면 법학적성시험 성적이 높은 그룹일수록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변호사시험 당락은 대규모 인원에 대해 단일한 기준에 따라 산출된 결과이므로 이와의 관련성은 법전원 학업성적과의 관련성에 비해 훨씬 신뢰할 수 있다. 법학적성시험이 법학적성과 무관하다는 생각은 근거 없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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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학적성시험은 법학지식을 묻는 시험이 아니다

    간혹 법학적성시험에서 법학지식을 측정하지 않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는 분들이 있다. 법전원 체제는 학부에서 법학이 아닌 다른 전공분야에서 전문지식을 연마한 후 대학원 과정에서 법학을 배우는 구조이다. 그래서 현행법에서도 법학적성시험에서 법학지식을 묻는 것을 금하고 있다. 법학지식은 입학 이후에 법전원에서 배우고 익힐 대상이지 법학적성시험에서 물어야 할 것이 아니다. 서비스와 스트로크는 테니스 선수로 선발된 후에 배우는 것이다.


    법학적성시험의 의미를 바르게 이해해야

    훌륭한 법률가가 될 능력과 자질은 다양한 방식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법학적성시험은 그 중 하나의 기준을 제공하는 것이다. 독해와 추론이 필수적인 요소이나 전부는 아니다. 그래서 법학적성시험이 평가하지 못하는 부분을 평가할 수 있는 전형요소들을 적극적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


    법학적성시험이 갖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법전원 전형에서 큰 의미를 갖는 전국적으로 시행되는 객관적인 시험이라는 점이다. 법전원 전체 응시자 중에서 각 응시자의 독해 및 추론 능력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를 보여준다. 응시자 자신이 법전원에서 수학하는 데 필요한 기초적인 능력을 어느 정도 갖춘 것이지를 알 수 있으므로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는 자료로 사용할 수 있다. 법학적성시험의 의미에 대한 바른 이해로 법학적성시험이 본래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오수근 교수 (법학적성시험 출제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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