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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심 판결문에 소수의견 기재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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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방법원의 한 민사합의부 재판장이 판결문에 소수의견을 기재해 논란이 일고 있다. 그 재판부의 부장판사는 판결문에서 "판사는 헌법상 독립하여 심판할 권한과 의무가 있고, '독립하여 심판한다'는 의미는 독립하여 자신의 의견을 재판서에 기재할 권한이 포함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해석했다. 또 "(합의의 비공개를 규정한) 법원조직법 제65조에 기재된 합의란 최종 결론에 이르기 위하여 합의부 구성원들이 진행하는 토론 및 설득과정 등의 절차를 의미하는 것으로, 합의에 관여한 법관이 자신의 최종 의견을 재판서에 기재하는 것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확장하여 해석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이 과연 현행 법률 체계나 법조 현실에 부합하는지,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법서비스의 수혜자인 국민의 이해관계와 일치하는지는 따져봐야 할 필요가 있다.

     

    사실심 판결문에 소수의견을 기재하는 것은 무엇보다 합의의 공개를 금지한 법원조직법 제65조에 저촉될 우려가 있다. 법원조직법 제15조가 대법원 재판서의 경우에는 합의에 관여한 모든 대법관의 의견을 표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반면, 대법원 이외 하급심 재판에 대해서는 그와 같은 근거 규정이 없다. 하급심 판결문에 소수의견을 공개할 경우 자연스레 재판부 구성원의 합의내용을 공개하는 것이 되고, 이는 다수의견이든 소수의견이든 재판부 구성원 일부가 외부로부터의 비판과 공격의 대상이 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과거 석궁 사건의 합의 내용 공개에 대한 법원 중징계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합의 내용의 공개는 재판부 특정 구성원에 대한 비난 여론을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 또 소수의견이 기재된 판결문은 당사자에게 상소를 부추길 수도 있어 분쟁의 조기 해결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이 같은 문제점으로 입법론으로 고려할 수는 있어도 법률 개정 없이 당장 시행하기는 어렵다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당해 재판부의 부장판사는 실질적인 3인 합의를 위해서는 소수의견 기재가 필요하다고 하는데, '3인 합의'와 '소수의견 기재'가 필연적인지도 의문이다. 3인 합의를 일반화하자는 제안에 대해서는 사실심 기능을 충실히 하고 법원조직법이 추구하는 이상적인 모습을 구현하자는 측면에서는 동의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사법시스템의 현실에 부합하는지, 그리고 신속한 재판을 바라는 국민들의 바람과 일치하는지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 재판장과 주심판사가 먼저 합의하고 의견이 엇갈릴 때 비주심판사를 합의에 참여시키는 방식의 2인 합의의 오랜 관행이 수십 년간 지속돼 온 것은 그 나름의 이유와 합리성이 있는 것인데, 이를 단숨에 바꾼다면 그 후에 나타날 부작용이 어디까지 미칠지 가늠하기 어렵다. 해당 부장판사가 속한 재판부조차도 3인 합의를 위해 주당 8건을 선고하는 방식에서 주당 6건으로 선고 사건수를 줄였다는 것인데, 전국적으로 이 같은 실무방식이 일반화된다면 사건적체 등 그로 인한 문제가 결코 적지 않을 것이다.

     

    이번 제안이 하급심 심리를 충실화하자는 충정에서 나온 고언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살펴볼 측면은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방안을 실무에 반영하기 위해서는 법조계는 물론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공론화 절차가 반드시 필요하다. 지금 고등법원과 일부 지방법원에서 시행되고 있는 대등재판부의 실적과 경험이 분석돼야 하고, 실제 국민들에게 미칠 편익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입체적이고 종합적인 검토가 선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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