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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체복무제 도입은 도대체 언제?

    하태훈 교수 (고려대 로스쿨)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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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드라인이 다가오고 있다. 올해 12월 31일이다. 대체복무제에 관한 정부 법률안이 이미 국회에 제출되어 있기 때문에 3개월의 시간은 충분하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정부안이 설익은 설계라는 점에서 졸속이 우려되는 시간이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해 6월 종교 등을 이유로 한 병역거부자에 대해 대체복무제를 병역의 종류로 정하지 않은 병역법 제5조 제1항이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결정하면서, 대체복무제 도입을 위한 개선 입법의 시한을 올 해 말로 못 박았다. 지난 4월 29일 정부가 국회에 정부안을 제출했으나 잊힌 채 국회에 잠들어 있다. 복무기간을 현역 육군의 2배, 숙박은 합숙복무를, 복무영역은 교정시설로 단일화한 내용이어서 비합리적이고 인권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많지만 이마저도 관심에서 멀어진 상태다. 내년부터 대체복무제를 시행하려면 늦어도 올해 10월까지 입법이 되어야 한다는데, 대체복무제도의 시행이 흔들릴 위기다. 법이 통과되어도 대체복무자들을 위한 시설은 물론 대체복무자 판정을 위한 심사위원회 구성과 판단기준 마련에 시간이 걸려 사실상 내년 중 제도 시행은 이미 물 건너갔다는 전망이다. 여야 간 ‘조국 대전’의 대치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기대를 접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도입논의가 재개되어도 문제다. 법안에 쟁점이 쌓여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대체복무 기간이 문제다. 현역병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고 병역기피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을 방지해야 하며 다른 대체복무자와 형평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근거로 현역복무기간의 2배로 정했다. 이에 맞서 시민사회는 장기의 복무기간은 징벌적이어서 헌법재판소 결정 취지와 국제인권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반박한다. 새겨야 할 비판이다. 병역기피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높다라면 악용하지 못하도록 양심적 병역거부의 구체적인 판정요건과 기준을 정하고 엄격하게 심사할 수 있는 절차와 장치를 두면 된다. 고도의 주관성을 띠는‘양심’을 심사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해서 장기의 대체복무기간으로 겁주려는 해결책은 지극히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다.

     

    다른 대체복무자의 복무기간과의 형평성을 따져보자. 산업기능요원, 전문연구요원, 공중보건의사 등의 복무기간이 장기임에도 부당하다고 볼 수 없는 이유는 복무기간이 병역업체 취업기간이거나 자격자의 관련업무 수행이라서 경력단절이 없다는 점이다. 그러나 양심적 병역거부 대체복무자는 취업이 된 상태에서 대체복무를 하는 경우에는 경력단절기간이고, 미취업의 경우에는 취업시기가 과도하게 미루어지는 기간이라는 점에서 불이익이자 차별이라고 볼 수 있다. 현역복무자가 느낄 수 있는 상대적 박탈감을 해소하기 위한 복무기간의 장기화도 설득력이 없다. 현역병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것은 양심적 병역거부가 정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구심 때문이다. 아직 우리에게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가 기본권에 속하고 인권의 문제라는 인식, 즉 인권감수성이 거기까지 미치지 않기 때문에 생긴 추측이 상대적 박탈감이다. 이는 복무기간의 장기화로 해소시켜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대체복무의 기간을 정함에 있어 고려되어서는 안 된다. 현역병을 위한 군 인권과 군대문화 개선으로 채워져야 한다.

     

     

    하태훈 교수 (고려대 로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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