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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조광장

    예측가능한 미래와 예측불가능한 판결

    예측가능한 판결이 존재할 때 예측가능한 미래를 인도하는
    법조계의 본래의 위치 되찾아

    박상흠 변호사 (부산회)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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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멜더스는 목사였다. 그는 기하급수적인 인구증가와 산술급수적인 식량증산의 불균형이 인류를 종말로 인도할 것으로 예언했다. 국가는 그의 미래설계도를 받아들여 저출산을 장려했다. 그런데 그의 전망은 어긋났다. 그가 예측한 대로 지구의 인구는 증가했으나 인류가 발전시킨 과학기술은 식량증산능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켜 폭증하는 인구를 수용할 수 있는 부양능력을 갖추게 됐다. 오히려 인구구조는 의료기술의 성장에 힘입어 전체인구에서 노령 인구비율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반면, 출산율은 피임기술과 신가족문화로 기하급수적으로 감소함에 따라 현시대의 인류는 체감하고 있다. 멜더스의 미래예측은 출산율저하를 가속화시켰고, 그의 예측과는 반대로 현인류는 인구급감을 우려하고 있는 현실이다. 그의 걱정은 다른 걱정을 낳았다. 특히 한국사회는 급속한 인구구조의 변동으로 인한 인류의 종말이 아닌 연금고갈을 우려하고 있다. 고령인구의 증가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한국은 연금수급자가 급증한 나머지 현재의 속도가 유지되면 2060년경에는 그동안 비축해둔 연금재정이 소진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처럼 미래예측이 정반대의 결과를 만나게 될 때 그 부작용은 심대하다. 특히 사회학은 사회적 파급효과가 크기에 더욱 그렇다. 미래예측과 법학은 어떤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을까. 막스베버가 저술한 '프로테스탄티즘과 자본주의 윤리'가 이를 이해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해주고 있는 듯하다. 그는 서양문명권만이 가진 고도의 합리성이 오늘날 자본주의를 성장시킬 수 있는 배경이 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상술하자면 서양만이 합리성의 토양에서 정밀한 계산과 계측가능성을 실현하였고, 합리적 회계제도가 가계와 기업을 분리시킬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그런데 이를 구체적으로 실현시킬 수 있었던 것은 다름아닌 합리적인 법률체계와 법률가 집단이 제공한 자본주의적 환경이 조성되었기에 가능했다고 막스베버는 분석하고 있다. 곧 합리성과 계산가능성을 실현시킬 수 있는 수단으로써 법은 자본주의를 영위하는 상인과 기업가들에게 예측가능성을 담보해준 것이었다. 멜더스가 미래예측에 오류를 범한 것과 대조적으로 자본주의의 태동과정에서 법률은 예측가능한 미래에 대해 신뢰를 심어주었기에 건강한 발전을 하게 된 것을 이해하게 된다. 두 예지자들의 미래해설을 통해 최근 한국의 법조계의 상황을 관찰해보면 법조인들의 인구에 회자되고 있는 예측불가능한 판결은 한국사회의 발전에 대한 우려를 갖게 한다. 어느 선배법조인에 의하면 재판부의 주관적인 성향에 따라 판결의 방향이 예측불가능한 쪽으로 꺾여버리는 것을 목격할 때가 근래에 더 많아졌다는 것이다. 처분문서에 대한 심증과 자백에 대한 판단 등에서 변호인의 예측과는 너무나 다른 판결이 속출할 때마다 조문형식의 판덱텐 법률시스템에서 판례중심의 법체계로 페러다임이 전환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다. 수사권조정을 둘러싼 검경간의 갈등, 공소장 변경을 두고 판검간의 충돌 등 최근 법조계가 앓고 있는 홍역은 국민들을 불안감과 혼돈으로 예측불능의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볼 일이다. 예측가능한 판결과 법률이 존재할 때 예측가능한 미래를 인도하는 법조계의 본래 위치를 되찾을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되새겨 보게되는 시점이다.

     

     

    박상흠 변호사 (부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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