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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향후의 경찰개혁입법을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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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3일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른바 '4+1 협의체'가 만든 형사소송법 및 검찰청법의 각 개정안 수정안이 제1야당의 표결 불참 속에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되었고, 이 법안들은 대통령의 공포 후 6개월 이후 1년 이내에 대통령령으로 정해진 시점에 효력을 발휘할 예정이다. 즉 2020년 6월부터 형사사법체계의 격변이 시작된다.

     

    그 요지를 보면, 검찰의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이 폐기되고, 검찰과 경찰은 수사·공소제기·공소유지에 대해 협력관계로 명기되었으며, 경찰에 1차적 수사종결권이 부여되었다. 그리고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가 부패범죄, 경제범죄, 공직자범죄, 선거범죄, 방위사업범죄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범죄 및 경찰공무원의 범죄만으로 축소되었고, 종전의 검사 작성 피의자신문조서의 강력한 증거능력이 부정되어 경찰조서와 같은 정도의 증거능력만을 가지게 되었다. 요컨대, 형사수사절차상 경찰은 검찰의 지휘를 받는다는, 정부수립 후부터 자리잡은 이 땅의 형사사법제도의 근본이 바뀌는 대변혁이 일어난 것이다. 

     

    이들 법안의 처리를 둘러싸고 정치권뿐만 아니라 국민들도 의견이 대립했고, 국회 본회의 통과라는 결과에 대해서도 찬반 양측으로부터 성공축하와 비난이 격렬히 쏟아지고 있다. 이는 현재 한국사회의 분열과 갈등을 그대로 드러낸다. 일부의 심한 반대 속에서도 결과적으로 법안통과가 이루어진 것은 지난 수십 년간의 한국 검찰의 행보가 쌓인 결과로 검찰권에 대한 국민 상당수의 불만이 있었기 때문에 국회통과가 가능했던 것이다. 

     

    하지만, 법조계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보면, 새로운 형사사법제도에 대한 기대보다는 우려가 더 크다. 검찰의 권한남용에 대한 우려가 이제 경찰의 권한남용에 대한 우려로 바뀌었을 뿐이다. 막강한 권한인 수사종결권이 경찰에 부여되었으나 검찰의 보완수사요구권이나 사건송치요구권은 여러 면에서 미약하여 적절한 통제장치가 될 수 있을지 염려된다. 이번의 수사권 조정법안 통과 시에는, 경찰에 막대한 권한을 추가로 주는 만큼 경찰의 중립성 확보장치가 마련되었어야 했다. 즉 행정경찰·수사경찰 분리, 지방자치단체별 자치경찰제 도입, 정보경찰 통제시스템 등의 중립성 보장제도가 함께 논의되고 함께 시행되었어야 하는데, 이는 미루어져 버렸다. 주고받음은 인간사회의 기본 운영방식이라서, 동시에 주고받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이미 일방적으로 주어진 것을 빼앗고 제약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는 누구나 다 안다. 경찰에 이미 주어진 것을 제약하기만 하는 향후의 추가입법이 얼마나 적절히 이루어질지 아주 염려스럽다. 

     

    사실 지금까지 검찰의 무소불위 권력남용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경찰권 강화로써 검찰권한을 약화시키려는 시도가 십수년 간 성공하지 못했던 가장 주된 이유는, 경찰의 수준과 중립성에 대한 국민의 불신, 그리고 경찰의 부패에 대한 더 큰 염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향후의 경찰개혁 입법에서, 이와 같은 염려들을 해소할 수준의 경찰권 통제제도가 만들어지지 않으면, 한국의 형사사법제도는 오히려 수십년 전으로 후퇴하는 것이 될 수도 있다. 법조인과 국민 모두가 두 눈을 부릅뜨고 경찰개혁입법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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