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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法臺에서

    마스크에 관한 단상

    노연주 판사 (서울북부지법)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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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여러모로 어수선하다. 한 달 새에 마스크의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개당 700~800원이던 마스크의 가격이 5000~6000원까지 올랐다. 급기야 정부가 물가안정에 관한 법률에 의거한 마스크 긴급수급조정조치를 시행하기에 이르렀다. 

     

    개인의 이기심에 근거한 자유로운 경쟁이 최선의 결과를 가져온다는 명제에 기반한 자유시장경제 체제 아래서 이 같은 법률의 개입은 원칙적인 모습이 아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 즉 마스크를 ‘정상’ 가격보다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에 구매하여야 할 처지에 놓인 소비자들은 폭리를 취하는 마스크 판매자들에게 분노하면서 법률 개입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사실 시장경제 체제에 있어서 가격은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는 지점에서 자연적으로 형성되는 것일 뿐 ‘정상’ 가격이라는 것이 상정될 수 없다는 점에서 마스크 판매자들이 예전보다 현저히 높은 가격으로 판매함으로써 많은 이득을 얻고 있는 것만으로는 법률의 개입이 정당화된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보다는 마스크 판매자들이 전염병의 확산으로 생활을 영위함에 있어 필수품이 되어버린 마스크를 이용하여 타인의 생존권을 볼모로 삼는 비도덕적인 방식에 의하여 이득을 취하고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 도덕이란 개인이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이다. 그 뜻 자체에서 개인의 행위가 비도덕적인 방식에 의하여서는 안 된다는 명제에 관하여는 사회적 합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행위의 방식을 문제삼지 않는 자유시장경제 체제에서는 그것이 자생적으로 이루어질 것이 기대될 수 없다. 이러한 점에서 법률의 개입이 정당화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결국 법률이 지향하는 것은 지극히 도덕적인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 도덕적이라는 것은 매우 애매모호한 개념이어서, 법률이 구체적인 사건에 개입할 때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야 할 것인지 명확하지 않은 때가 많고, 그것이 법대에서 겪는 주요한 어려움 중 하나이다. 

     

    각설하고, 어서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사태가 종식되어 봄이 가기 전에 일상을 만끽하게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노연주 판사 (서울북부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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