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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해학생 병과 조치에 대한 문제점

    박다혜 변호사 (법무법인 태율)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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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폭력예방법에 대해 가진 문제의식을 나누고자 이 글을 쓴다. 변호사님들의 관심을 요청드린다.



    1. 현행 가해학생 병과조치 근거규정의 문제점

    학교폭력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의 근거조문은 학교폭력예방법(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17조이다.

    법 제17조 제1항은 ‘학폭위’라 불리는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서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를 결정한 경우에는 학교장에게 그 조치를 요청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면서 ‘피해학생의 보호와 가해학생의 선도?교육을 위하여 가해학생에 대하여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조치(수 개의 조치를 병과하는 경우를 포함한다)를 할 것을 학교의 장에게 요청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연이어 제2항에서는 ‘제1항에 따라 자치위원회가 학교의 장에게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를 요청할 때 그 이유가 피해학생이나 신고·고발 학생에 대한 협박 또는 보복 행위일 경우에는 같은 항 각 호의 조치를 병과하거나 조치 내용을 가중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1항과 2항을 종합하여 해석해보면, 학폭위는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를 할 때에 1항 각호에 해당하는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조치를 하는 것이 원칙이고, 다만 예외적으로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의 이유가 피해학생이나 신고·고발 학생에 대한 협박 또는 보복 행위일 경우에는 엄벌성을 가중하여 ‘병과’ 또는 조치 내용을 가중할 수 있도록 한다. (법문 형태상 하나에 해당하는 조치가 원칙이고, 수 개의 조치 병과가 예외이다.)

    그런데, 실무에서는 가해학생에 대한 병과 조치가 흔하게 일어난다. 2항에서 요건으로 하고 있는 조치원인이 ‘협박 또는 보복행위’에 해당하지 않음에도 병과 조치가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행해지고 있다. 피해학생의 보호와 가해학생의 선도?교육을 위하여 때로는 한 개의 조치가 아닌 수 개의 병과 조치가 필요한 경우가 있기 때문이라고 선해해 보았다. 이와 같은 선의를 의심하거나 문제삼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과연 법문의 형태가 이러한데, 이러한 상황을 그대로 두고 실무의 필요에 따라 제2항의 요건에 해당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병과조치를 내리는 것이 합법적인가의 문제가 있다.


    2. 단일조치를 원칙이라고 법문을 해석한 이유

    제1항에서 괄호로 ‘자치위원회는 피해학생의 보호와 가해학생의 선도?교육을 위하여 가해학생에 대하여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조치(수 개의 조치를 병과하는 경우를 포함한다)를 할 것을 학교의 장에게 요청하여야 하며,…’ 라고 기재 되어 있으니, 괄호 규정을 근거로 수개 병과 조치가 가능한 것 아니냐는 반론이 있을 수 있다. 현재, 실무에서는 이러한 괄호 규정을 두고 병과조치를 용인하는 것으로 보이며, 최근 헌법재판소에서 내려진 ‘병과규정의 합헌성’ 인정도 위 괄호 부분이 심판대상조문에 해당했다. (2019. 4. 11. 2017헌바140?141(병합) 참조. 다만, 헌법재판소에서는 ‘수 개의 조치를 병과하는 것이 학습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에 대한 합헌 판단을 한 것으로, 위 괄호 규정을 근거로 행해지는 병과조치의 ‘위법성’ 여부는 쟁점이 되지 못했다.)

    하지만, 현행 법문상 제1항의 괄호에 ‘수개의 조치를 병과 하는 경우를 포함한다’는 것은 말 그대로 제2항의 경우와 같이 병과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학폭위가 학교장에게 조치를 요청할 수 있는 ‘경우의 수’에 ‘수 개의 조치를 병과 해야 하는 경우’도 염두에 두고 기재를 한 것으로 해석되어야 한다. 이는 제17조의 1, 2항을 제외한 다른 항에서도 ‘~한 때에는 특별교육을 이수하거나 심리치료를 받아야 한다’ 내지는 ‘~한 경우에는 병과조치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는 데에서도 알 수 있듯이, 병과 조치에는 특정 요건을 요구하고 있는 데에서도 병과 조치는 예외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무엇보다 ‘보복/협박 행위’에 해당하지 않을 경우에도 제1항에 따라서 병과조치가 가능하다면 2항이 존재할 이유가 없다. 여러모로 현행 법문대로라면 1항에 따라서는 단일한 조치가 원칙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3. 입법연혁을 보고 나니, 그간의 상황이 이해되었다.

    추가적으로 입법연혁을 보면서 왜 그간 '괄호' 규정을 근거로 병과조치가 가능하다고 큰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졌는지가 짐작이 되었다.


    입법연혁을 보니, 학교폭력예방법 제정 초기부터 괄호규정이 존재하였고, 2012. 3. 21. 개정을 통해 2항이 신설되었다(신설될때 1항은 종전 '요청할 수 있다'의 형태에서 '요청하여야 한다'의 형태로 수정되었다).

    최초 학교폭력예방법이 제정되었을 때, 16조 피해학생에 대한 보호 규정과 17조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 규정이 법문의 형태가 동일하였고, 괄호를 근거로 피해학생에 대하여도 수 개의 보호 조치가 가능하다고 해석해왔고,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도 마찬가지로 해석/적용한 것 같다.

    하지만 16조는 침익적 처분이 아니지만 17조는 분명히 침익적 처분이기에 엄격해석 원칙이 적용되어야 하고, 더욱이 위 개정 이후에는 다른 조항과의 관계상 병과 조치는 일정 요건을 요구하는 형태로 해석되게 변경되었다.


    4. 경기도 다르고, 인천광역시 다르다?

    더 큰 문제는 17조에 대한 각 지자체의 지침이 다르다는 것에 있다. 경기도 교육청은 괄호 규정을 근거로 병과조치를 내리고 있다. 그런데, 인천광역시교육청의 학교폭력 업무 매뉴얼에는 제2항 요건에 해당하지 않을 경우 병과조치를 절대 금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실제로도 ‘제2항의 요건에 해당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병과조치를 내리는 것은 위법이라 취소되어야 한다’고 판단한 재결례를 발견하기도 하였다(2014-23, 2015-22, 2015-23 재결례 참조).

    이 같은 경우, 병과조치의 위법성을 주장할 경우 경기도교육행정심판위원회의 판단과 인천광역시교육행정심판위원회의 판단이 달라질 수 있는 문제가 있다(우연의 일치라기엔 놀랍도록, 내가 경기도교육행정심판위원회에 위 병과조치가 위법하다고 판단한 위 세 개의 재결례를 제출한 뒤, 온라인행정심판 싸이트의 최신 재결례가 모두 사라져서 이제는 해당 싸이트에서는 위 재결례를 찾을 수 없다. 필자가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있다. 필요하신 분은 말씀하시면 공유하도록 하겠다.)

    인천광역시 학생은 병과조치를 받아서 다투면 처분이 취소되는데, 경기도에 속한 학생은 병과조치를 받아도 처분이 취소되지 않는다면, 과연 이러한 사실을 경기도 학생이 알게 되었을 때 자신이 정당한 법의 처분을 받았다고 받아들일 수 있을까?

    한편, 이와 관련하여 영산대학교의 정이근 교수가 이러한 병과조치의 위법성에 대해 논문으로 의견을 개진한바 있고, 답답한 마음에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도 해 보았지만 6개월이 넘도록 교육부의 답변이 없어 인권위로부터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한 상태라고 한다.

    이와 같은 문제제기에도 묵무부답인 관계부처와 문제를 덮기에 급급한 행정심판위원회의 태도에 매우 실망스럽다.


    5. 법문의 개정을 요구한다.

    나는 현행 법문의 형태를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해석의 여지가 분분하고, 나처럼 현행 법문형태라면 단일조치가 원칙이라고 확신하는 이들도 있다면, 그래서 실제로 일부 행정심판위원회에서 병과조치에 대해 ‘위법’이라는 재결을 하기도 했다면, 법문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학폭위의 재량에 따라 협박/보복 행위가 아니더라도 병과가 필요하다는 입법 필요성이 있다면 그에 맞추어 법을 개정해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박다혜 변호사 (법무법인 태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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