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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경야독의 신화와 공교육 무용론을 바탕으로 한 예비시험의 변형체

    -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 온라인·야간 로스쿨 -

    김기원 변호사(한국법조인협회 법제이사)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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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한국방송통신대학교에 온라인·야간 로스쿨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온라인·야간 로스쿨 설치 측의 논리는 다음과 같다. ① 로스쿨은 순기능도 있지만 문제점들이 존재한다. ② 로스쿨의 문제를 현행 로스쿨을 개선하는 식으로 해결할 수 없어 보인다. ③ 사법시험·예비시험 병존은 로스쿨 제도를 형해화 시키므로 부적절하다는 견해가 있다 ④ 따라서 온라인·야간 로스쿨이 로스쿨의 문제점을 보완하면서도 로스쿨 제도의 순기능을 유지하는 대안이 될 것이라는 논리구조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 

     

    결론을 먼저 말하자면 ① 온라인·야간 로스쿨은 로스쿨의 문제점들을 보완하지 못할 것이다. ② 국회는 예비시험이나 온라인·야간 로스쿨 등의 제3의 방법론을 도입해야 한다는 방향에서 벗어나야 한다. ③ 로스쿨이 가진 문제점의 해결을 위해서는 입학전형과 등록금과 관련한 문제들이 해결되어야 할 것이다.

     


    20세기식 주경야독의 신화

     온라인·야간 로스쿨의 발상에는 '경제적으로 곤란한 자가 주경야독하면서도 어려운 시험에 합격하여 성공하는' 20세기식 성공신화가 바탕에 깔려 있다. 이러한 신화를 바탕으로 고려 가능한 예비시험이 로스쿨을 형해화 시킬 것으로 우려되자 로스쿨 제도와 체계 정합성을 갖추고 등록금을 저렴하게 할 수 있으면서도 직장인이 학업을 병행할 수 있는 온라인·야간 형식이라는 우회로가 고려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직장인 등이 진입하여 주경야독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것을 '로스쿨만의 고유한 문제'라고 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온라인·야간 로스쿨이 필요하다는 논리대로라면 어째서 온라인·야간 사관학교·교대·경찰대·의대·치의대·한의대·약대·카이스트의 필요성은 없는 것일까. 전문학교는 '주경야독'같은 개념이 필요 없을 정도로 전면적으로 등록금·장학금 등을 대폭 지원하는 체계로 우선 운영될 필요성이 있다. 의학과를 '주경야독'하며 다닐 수 없어 불공정하니 우회로를 마련하라는 비논리적·체계부정합한 요청을 국회가 받아줄 이유는 없다. 이러한 논리는 학과에 관계없이 일관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것이다. 체계적으로 보아도 온라인·야간 로스쿨은 자유로운 인가주의를 택하는 국가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것이지 우리나라와 같이 엄격한 허가주의를 택하는 상황에서 인위적으로 생성되는 것이 아님 또한 그러하다.


    공교육 무용론
     

    사법시험·예비시험 병존 대신 온라인·야간 로스쿨을 선택하여 로스쿨 제도의 형해화를 막으려는 진지한 고민에 대해 감사드린다. 하지만 그럼에도 온라인·야간 로스쿨의 근간에는 '로스쿨 제도와 같은 공교육은 형식적인 면이 강하고 교육효과가 학원만 못한 고비용·저효율 제도일 뿐이다. 어차피 공부는 혼자하고 학원에서 하는 것이다. 따라서 교육효과가 다소 낮은 온라인·야간 로스쿨을 설치해도 공부는 학생이 알아서 학원에서 하면 그만이다'라는 시험을 숭상하는 예비시험의 철학이 근간에 있다는 문제가 있다. 로스쿨의 공교육 방식이 진정으로 무용하거나 순기능이 적다면 공교육의 방식을 개선할 일이다. 온라인·야간 로스쿨을 설치하는 식으로 억지로 예비시험의 논란을 피하고 로스쿨과 체계 정합성을 맞춰 '로스쿨의 탈을 쓴 예비시험의 변형체'를 만들어서 '대학 공교육은 불필요하고 거추장스러우며 학원에서 효율적으로 공부하여 주경야독으로도 시험에 합격할 수 있다'는 식의 신화를 재현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적절한 대안이 아니다. 그리고 실제로 변호사시험이 자격시험이 아닌 현재의 로스쿨에서 수험적합형 학원 수업이 공교육보다 효율성이 높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자칫하면 '수험적합성 없는 공교육으로 수험에 시간을 뺏기지 않는 온라인 로스쿨이 일반 로스쿨보다 변호사시험 대비에 더 효율적'이라는 결론에 이른다면 로스쿨 제도는 예비시험을 도입한 것과 다를 바 없이 망가지게 될 것이다.


    등록금을 낮추기 위해 온라인 카이스트를 운영한다는 넌센스
     

    한국 로스쿨은 인가기준이 높고 교원의 수도 많은 반면 학생의 수는 적어 학비가 비싸다는 문제점이 있다. 온라인·야간 로스쿨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시설에 교원 수 대비 많은 학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므로 등록금이 인하될 것이다. 그러나 등록금이 높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렴한 우회로 설치'를 택하는 것은 일종의 넌센스이며 논리적인 대안으로 볼 수 없다. 이는 마치 국가의 필요성에 의해 카이스트·사관학교·경찰대학교 등을 설치하면서 국가를 위해 일하는 인재를 유인하기 위해서는 등록금이 저렴해야 하므로 온라인 카이스트·경찰대학교를 운영하겠다는 식의 체계 부정합한 주장이다. '주경야독'의 필요성이 있는 경제적 어려움이 있는 사람을 위해서는 등록금을 국가가 지원한 뒤 '주경야독'할 필요가 없게 만드는 것이 체계정합적이고 타당한 대안이다.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온라인·야간 로스쿨이 원래 취지대로 전업수험을 할 수 없는 직장인 등을 선발할 경우 이들은 현재 자격시험이 아닌 로스쿨 제도하에서 수험에 적응하지 못하여 대다수 종국적으로 변호사가 되지 못할 것이다. 반대로 이를 우려하여 온라인·야간 로스쿨이 수험고수들을 선발한다면 이들은 대다수 변호사시험에 합격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편법적인 학생 선발 및 운영은 온라인·야간 로스쿨 제도의 취지를 무너뜨릴 것이다.


    로스쿨 문제를 해결할 체계정합적 대안 

    온라인·야간 로스쿨은 '주경야독의 신화'와 '공교육 무용론'에 따라 로스쿨과 체계정합성을 갖춘 예비시험의 변형체에 지나지 않다. 간명한 로스쿨 문제 해결 방안은 2가지이다. 첫째 입학전형을 법학적성시험 중심으로 일원화하여 자소서·경력·학점·학벌·영어성적 등의 비중을 크게 낮춰야 한다. 법학적성시험의 과목과 시험 일수를 늘리고 논술형 시험의 비중을 증가시켜 법학적성시험 시험이 고도의 문리적 능력을 갖춘 최상급 인재를 선발하는 권위 있는 과정이 되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입시제도 개선이 이루어진다면 형식적 공정성이 확보되고 고령자나 사회 유경험자도 불리함이 없이 문해능력과 논리적 사고력·작문능력 등을 가지고 있다면 입학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둘째 경제 형편이 어려운 인재들이 '주경야독'의 필요성 없이 입학할 수 있도록 카이스트·사관학교 등과 마찬가지로 국가가 등록금을 대폭 지원해야 할 것이다.


    결어 

    온라인·야간 로스쿨 도입 정책 관련자 분들에게 부탁드린다. 이 글의 내용이 납득되지 않더라도 온라인·야간 로스쿨의 도입에는 신중을 기하여 충분한 의견을 모아야 한다. 필자는 2012년에 변호사시험 합격률의 추이에 따른 오탈자의 발생과 로스쿨의 미래를 대체로 정확하게 예측했고 로스쿨 제도의 구조와 명암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온라인·야간 로스쿨은 기대한 대로 운영되지 않을 것이며 제도를 누더기로 만들 것이다. 로스쿨 문제를 해결하는 간명하면서 체계정합적인 대안은 입시제도와 등록금 문제 개선에 있다. 예비시험이나 온라인·야간 로스쿨이 아니라 입시제도와 등록금에 관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보다 심도 있는 논의를 부탁드린다.

     

     

    김기원 변호사(한국법조인협회 법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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