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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공정거래 행정사건도 3심제가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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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정거래 행정사건을 현행 2심제에서 3심제로 개편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55조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처분에 대한 불복의 소의 전속관할을 서울고등법원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를 서울행정법원 또는 대전지방법원으로 고치겠다는 게 법률개정안의 골자다. 과거 17대 국회 시절부터 지난 20대 국회에 이르기까지 같은 내용의 개정법안이 꾸준히 발의됐는데, 모두 법률 개정에까지 이르지 못하고 폐기된 전례가 있어 이번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지 주목된다.

     

    1998년 서울행정법원이 개원하면서 대부분의 행정사건은 2심제에서 3심제로 변경됐다. 행정청의 처분에 대한 사법적 심사를 강화하고 법원의 전문성을 키우겠다는 취지에서 비롯된 결단이다. 그런데 유독 공정거래 사건은 기존 2심제가 20여년간 존치돼 왔다. 공정위의 전문성과 사건의 신속한 처리를 기한다는 의도로 해석되지만, 점차 시간이 흐르면서 공정거래 사건만을 2심제로 해야한다는 당위성은 점점 퇴색했다. 다른 행정사건과 마찬가지로 법원도 공정거래 사건에 대한 전문성을 획득하였고, 기업들 역시 신속한 판단보다는 신중한 사실심리를 기초로 한 권리구제가 더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헌법상 법관에 의해 재판받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라도 공정거래 사건도 3심제로 해야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게 됐다.

     

    공정위의 준사법적 성격을 고려하여 2심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소추기관과 심판기관이 동일한 현 제도는, 대심적 구조를 취하는 법원의 사법 절차와 비교할 때 아무래도 문제의 소지가 많다. 경제검찰이라고도 불리우는 공정위를 상대로 기업들과 이를 대리하는 변호사가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기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래서 공정위가 법원 1심 절차를 대체할 수 있을 정도의 공정성, 독립성을 갖추고 있는지에 관해서는 꾸준히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현행 2심제의 구조 하에서는 서울고등법원 1개 심급에서만 사실 심리가 가능한데, 이에 대한 법조계의 불만도 크다. 사실 심리를 강화하겠다는 법원의 사법 운영 방안과도 맞지 않는다. 사법절차를 밟는 거의 대부분의 사건이 3심제의 틀을 거치는데, 유독 공정거래 사건만 2심제를 유지할 필요도 명분도 이제는 없다.

     

    우리나라와 유사한 제도를 가진 일본도 2013년 12월 '독점금지법'을 개정해 공정거래 소송의 전속관할을 도쿄고등재판소에서 도쿄지방재판소로 변경하고 공정위의 심판제도를 폐지했다. 이는 공정위가 행정처분을 내린 당사자인데 이에 불복하는 심판절차까지 맡는 것은 검찰관과 재판관의 역할을 겸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부당하다는 비판을 수용한 결과다. 우리도 이번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발의된 것을 계기로 다른 행정사건과 달리 공정거래 사건만 2심제로 운용하는 게 과연 바람직한지 진지하게 고민할 때가 됐다. 행정처분에 대한 사법통제가 제대로 기능할 수 있도록 공정거래 사건도 3심제로 변경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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