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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법치주의의 위기를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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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법'의 위력이 사뭇 대단하다. 당장 '법'부터 만들어 강력한 규제부터 시작한다. 검찰은 물론, 법원까지 동원해 사회를 통제하려는 경향도 종종 보인다. 법치주의가 위기를 맞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선 '법'의 일관성이 없다. '법'을 자의적으로 제정하고, 편파적으로 집행한다는 구설만 잦다. 삼권분립의 한 축인 사법부도 정치의 투쟁장이 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언제부터인지 수사부터 재판까지 '확증편향'이 작용된다는 의심을 강하게 받고 있다. 판결에 대한 비아냥거림도 아주 노골적이다. 이는 법치주의를 공격하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 뿐만이 아니다. 법의 제정과 개정이 지나치게 '감성적', '투쟁적', '선동적'이다. 무릇 민주주의란 다양한 의견수렴을 통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 내는 것이고, 중요 이슈에 대해서는 '숙의기간'이 반드시 필요한데도, 급하게 그리고 즉흥적으로 만들어지는 법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또한, 서로 모순되고 충돌하는 법이 적지 않은데도 이를 조정하고 통제하는 시스템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헌법정신에 반하지는 않는지, 국제규범이나 상위법과 충돌하지는 않는지, 또 예산은 어떻게 확보하고, 사회적 파장은 어찌할 것인지 조금이라도 숙고하는 모습을 찾아 볼 수 없다. '법'이란 형식만 갖추어 절차로 밀어붙이면 그 어떤 것도 허용되는 세상이 되고 말았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개혁이란 미명 하에 법률로 정해야 할 사항을 시행령과 시행규칙, 심지어 조례 개정으로 밀어붙이는 현상까지 난무한다는 점이다. '영치주의', '조례정치'라는 신조어까지 유행이지 않은가. 법률유보에 입각한 형식적 법치주의마저 후퇴하고 있는 것이다.

     

    다수의 힘으로 밀어붙인 법의 제정과 개정, 대화와 토론이 없는 입법은 법치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이다. 충분한 토론을 통해 각각 입장의 장단점을 깊이 생각해 보고, 이를 통해 몰랐던 사실도 드러날 수 있어야 '법'은 비로소 정당성을 갖춘다. 이는 반대에 대한 관용을 포함하는 '사려 깊은 다수결'의 결과여야 한다. 깊은 성찰과 토론을 통해 법을 진지하게 만들고, 법의 역할을 끊임없이 탐구해야 한다. '법'이야말로 정의에 봉사하는 유일한 규범적 현실이기 때문이다. 

     

    정치권은 '법'을 경쟁적으로 찍어내지 말아야 한다. '법'은 단순한 힘 대결, 세 대결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설령 사회적 변화가 절실하다고 하더라도 '국가권력의 강력한 엔진'을 통해 '법'부터 만들어 시급히 달성하려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우리는 개인적 삶에 사사건건 개입할 권한을 국가에 부여하는 무수한 입법을 깊이 우려한다. 법이 억누르려 했던 악을 오히려 법이 더 키워버린 경우를 역사가 증명하고 있지 않는가. 이제부터라도 국가권력이 '법치주의' 수호 의지를 되새겨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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