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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초포럼

    회생채권자의 한숨

    서정우 법무사 (대한법무사협회 전문위원)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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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기적인 경기침체에 이어 코로나19 여파까지 겹쳐 최근 개인과 법인의 도산 신청이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법원행정처 통계에 따르면 2019년 한 해 동안 전국 법원에 접수된 개인회생 신청이 9만2587건, 개인파산 신청이 4만5652건으로 모두 13만8229건에 이른다. 올해 상반기 전체 신청건수가 7만1571건임을 감안하면 평소 개인회생 및 파산사건(이하 개인회생 등)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으며 꾸준한 지속세를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개인회생 등 제도는 채무자와 채권자 양측의 이익을 균형감 있게 적정수준으로 조정하는 데 그 취지가 있다고 설명된다. 하지만 제도 탄생의 배경과 성격상 채무자에 치우친 운용현실은 어쩔 수 없어 보이는데, 최근 시민사회단체가 코로나19 개인회생 채무자를 위한 법원의 적극적 조치를 촉구하는 것도 그 흐름을 같이 한다.

     

    엄밀히 따져보면 이 문제를 "채권자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고 채무자는 재정적 파탄으로 반드시 보호, 구제되어야 한다"는 대립구조의 시각으로 볼 수만은 없다. 채무자 중에서도 일부 전문직 종사자나 사업자와 같이 개인회생 등으로 채무탕감을 받은 후 기왕에 보유한 무형자산이나 영업권을 바탕으로 빠른 시간 내에 경제회복을 이룰 수 있는 경우도 있다. 반면에 개인 채권자들은 손실된 자산을 회복 받을 기회가 없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빈곤한 처지로 전락하는 경우도 봐 왔다.

     

    필자는 개인회생 등 절차로 인하여 개인 채권자들이 실의에 빠지고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워지는 경우를 여러번 보았다. 수십년 동안 친자매처럼 지내던 사람에게 노후자금 전부인 수천만원을 빌려 주었다가 개인회생신청으로 대부분을 떼였는데, 채무자가 오히려 당돌하게 행동하여 분함을 토로하던 채권자는 아직도 생생하다.

     

    이런 현상들은 개인회생 등 절차에서 나타나는 예상치 못한 사회적 문제점인 만큼 채무자 회생을 위한 제도라고 하여 이를 아예 무시하고 넘어갈 일은 아닌 듯하다. 이 절차에 따른 개인 채권자들의 피해가 늘어나면서 계모임과 같은 소규모 그룹 중심의 신용경제 활성화라는 우리 고유의 전통조차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다.

     

    물론 제도적으로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를 막고 채권자의 권리보호를 기하기 위한 절차를 마련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저울추가 중심에 있어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개인회생 등 절차에서 채권자의 참여기회를 대폭 확대하여 채무자가 제도를 악용하는 것을 막음과 동시에 채권자의 이해와 협조를 이끌어내야 한다. 아울러 후순위 일반채권 및 소액 개인 채권자들의 동의, 서면심사 대신 심문절차의 확대로 심사의 실질을 꾀하는 등의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채무자의 진정하고도 지속가능한 회생은 공동체 속에서 더불어 살아가야 할 채권자의 진정한 이해와 관계회복에 대한 협조가 있을 때 비로소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정우 법무사 (대한법무사협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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