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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동호회

    [우리동호회] 법원도서관 ‘그림사랑’

    노경숙 사서사무관(법원도서관)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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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원도서관 '그림사랑' 동호회 회원들이 다양한 소재로 그림을 그리고, 서로의 그림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8년 가을 법원도서관은 서초동을 떠나 일산으로 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익숙한 공간을 떠난 아쉬움을 달래준 것은 청사 옆 호수공원의 가을 풍경이었습니다. 막 단풍이 들기 시작한 알록달록한 나뭇잎들과 파란 하늘, 너울대는 수면에 반사된 햇살은 업무에 지친 저와 동료들에게 큰 선물이었습니다. “정말 예쁘다”, “그림 같다”는 감탄을 자아내며 산책을 하던 어느 날 누군가 장난처럼 던진 “그려볼까?”라는 한마디가 법원도서관 그림사랑 동호회의 시작이었습니다.


    코로나로 미술 수업 중단

    '화집' 감상으로 마음 달래

     

    법원도서관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사서직이든, 법원직 또는 행정직이든 종일 글자와 씨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눈의 피로도 달래고 정서적인 힐링과 생활의 활력소를 얻고 싶은 마음, 그림을 매개로 친목도 다지고 싶은 마음들이 많았는지 금세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선생님을 모시고 매주 한 번 도화지를 채워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자화상 그리기로 시작한 수업은 거꾸로 그리기, 여백 그리기 등으로 이어졌고 여행 중 만난 풍경, 애정 있는 공간, 좋아하는 동물 등 ‘나’를 중심으로 한 소재도 그려보게 되었습니다. 어떤 관점으로 사물을 보고 그릴 것인지 자유롭게 이야기도 나누고 동료들의 그림을 관찰하며 내 관점에서는 보지 못했던 것들을 발견해 가는 시간을 가지면서 그림에 대한 이해의 폭도 넓혀 갈 수 있었으며, 함께하는 동료들과 소소하고 따뜻한 마음이 오고가는 즐거운 시간이 어느새 되고 있었습니다. 

    한 주씩 그리면서 쌓여진 회원들의 그림이 점점 그럴듯해지는 모습을 보며 “와! 너무 잘 그렸는데, 전시회 한번 해야지?”라고 농담을 주고받던 우리는 올해로 들어서면서 사고(?)를 치고 말았습니다. 법원도서관이 격년으로 주최하여 온 전국법원 서예문인화전에 그림도 추가하면 어떨지 건의를 하였는데 전격 수용된 것입니다. 이름도 아예 제9회 전국법원 예술대전(2020. 12.초 개최 예정)으로 바뀌었습니다. 이렇게 된 마당에야 열심히 준비해서 출품을 하지 않을 도리가 없겠다 싶어 마음을 굳게 먹었는데... 아뿔싸! 코로나19 확산으로 수업이 중단되었습니다. 각자 집에서라도 열심히 해보자고 하였지만, 회장인 저로서도 회원 중 누가 출품을 하였는지는 물어볼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하얀 도화지에 색 입히던

    '평범한 일상' 빨리 왔으면

     

    함께 모여서 그림을 그리지 못하게 된 이후로는 멋진 작품을 감상하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고 있습니다. 법원도서관 열람실(법마루) 1층에 양질의 희귀한 도록들이 가득한 덕분입니다. 작년에 독일 Parensen 판사님으로부터 기증받은 2,000권 정도의 예술 도서들이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해줍니다. 지난주에는 베를린 국립 박물관에 다녀왔으니, 다음 주에는 드레스덴 회화박물관을 찾아가 볼까 싶습니다.

    거장의 솜씨를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호사이지만, 따듯한 커피 한 잔을 옆에 두고 등 뒤로 따듯한 햇살을 받으며 새하얀 도화지를 형형색색 채워나가던 그 시절이 몹시 그립습니다.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깨닫게 되는 요즘입니다.


    노경숙 사서사무관(법원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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