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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초포럼

    손해의 정당한 회복을 위하여

    조정욱 변호사 (법무법인 강호)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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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소송에서 '회복되어야 할 손해'는 '위법한 가해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재산상 불이익, 즉 그 위법행위가 없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재산상태와 그 위법행위가 가해진 현재의 재산상태의 차이'를 말하는 것이고, 그것은 기존의 이익이 상실되는 적극적 손해의 형태와 장차 얻을 수 있을 이익을 얻지 못하는 소극적 손해의 형태로 구분된다고 설명된다. 하지만 실제 사안에서 불법행위로 인해 발생하는 직·간접적 손해는 매우 다양하며, 그럼에도 무심히 간과되어 회복되지 않는 손해들이 다수 있다. 

     

    그 중에는 피해회복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지출된 손해(예컨대 불법행위자와 합의협상을 하거나 증거·증인 확보를 위해 지출한 비용, 법률상담을 받거나 소송준비를 하는 시간 동안 영업을 하지 못해 생기는 손해 등)가 있다. 또 불법행위로 인해 회사가 망해서 또는 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자산을 시가보다 훨씬 싸게 매각하거나, 시중이율보다 더 높은 이자율의 대출을 얻어 예상 못한 손실을 입기도 한다. 그리고 중요한 사업기회를 잃기도 한다. 손해배상청구소송의 원고 중에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겪기도 한다. 이와 같은 손해도 "인과관계 및 손해액을 구체적으로 입증하면 배상받을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원고에게는 공허한 원칙론처럼 들릴 수 있다.

     

    우리나라 민사소송법은 피고가 손해배상액의 산정에 협조하지 않거나 심지어 방해하는 경우에도 그에 대한 제재 규정을 따로 두고 있지 않다. (손해배상 입증을 위한) 문서제출명령에 따르지 않을 경우 '법원은 문서의 기재에 대한 원고의 주장을 진실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는 규정(민사소송법 제349조)이 있기는 하나, 법원은 이 규정에 의한 불이익을 주는 것에 신중한 입장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법원이 손해액 산정에 대해 엄격한 입증책임분담의 원칙만 고수한다면 피해자의 모든 관련 손해가 온전히 회복되기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울 것이다. 

     

    판례는 "채무불이행이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재산적 손해의 발생사실이 인정되나 구체적인 손해의 액수를 증명하는 것이 사안의 성질상 곤란한 경우, 법원은 증거조사의 결과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밝혀진 당사자들 사이의 관계, 채무불이행이나 불법행위와 그로 인한 재산적 손해가 발생하게 된 경위, 손해의 성격, 손해가 발생한 이후의 제반 정황 등 관련된 모든 간접사실들을 종합하여 적당하다고 인정되는 금액을 손해의 액수로 정할 수 있다"고 하면서, 나아가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는 경우 법원은 손해액에 관한 당사자의 주장과 증명이 미흡하더라도 적극적으로 석명권을 행사하여 증명을 촉구하여야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직권으로 손해액을 심리·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민사소송법 제202조의2 참고). 

     

    판례의 손해배상 산정기준이 선언적인 것이 아니라 재판의 실효적 지침으로 적용될 수 있다면, 피해자가 회복받지 못하는 손해의 범위는 점차 줄어들 것이고, 적어도 불법행위와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었음에도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억지주장은 더 이상 보지 않아도 될 것이다.

     

     

    조정욱 변호사 (법무법인 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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