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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조계 소문난 맛집

    서울 을지로 ‘충무집’

    10년 넘었지만 ‘좋은 모임’ 있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

    석근배 변호사 (법무법인 세종)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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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영에서 근무를 해 봤다는 것은 참으로 행운이다. 이미 15년 전 일이지만 1년 동안 공익법무관으로 근무했던 통영과 거제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2005년 3월 동백꽃 필 무렵, 버스터미널에서 내리자마자 반겨 준 따뜻한 봄바다의 포근함은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법률가로서 처음 받았던 승소 판결과 무죄 판결의 기억도, 수십 명의 사람들에게 혼자보기 아까운 한려수도의 비경을 안내하면서 뿌듯했던 기억도 여전하다.

     

    남쪽 바다가 서울에 온 듯 

    각종 재료가 너무 신선

     

     통영의 기억이 이렇게 오래 이어지고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 보다가 ‘충무집’이 떠올랐다. 2009년, 입담이 정말 좋으셨던 고객의 소개로 찾은 충무집의 첫 인상은 남달랐다. 남쪽 바다가 서울에 그대로 재현된 것 같아서인지 지금까지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좋은 모임이 있을 때면 가장 먼저 충무집을 떠올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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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수산물의 메카인 통영 현지 시장에서 당일 직송되는 각종 재료는 신선함 그 자체다. (물론 그 덕분에 너무 늦게 가면 재료가 떨어져서 먹을 수 없는 음식들도 많다). 도다리, 학꽁치, 쥐치, 숭어, 병어 등 다양한 자연산 물고기로 구성된 잡어회, 탈수기에 돌려 건조시킨 후 콩고물과 버무려 먹는 기장식 붕장어회를 서울에서 제대로 맛 볼 수 있는 곳도 충무집이다. 멍게 특유의 향긋함과 신선한 야채가 곁들여진 멍게비빔밥, 술안주로 일품인 소라무침과 특제 간장에 찍어먹으면 환상적인 대구전과 대구포, 충무하면 떠오르는 대표음식인 충무김밥 또한 충무집의 대표적인 메뉴이다. 게다가 이런 '주인공'뿐만 아니라 충무집을 빛내주는 감초들이 있으니 바로 밑반찬들이다. 방풍나물과 바닷가의 향기를 그대로 가져온 듯한 톳나물 무침, 생굴과 무로 맛을 낸 무김치, 통영산 해산물로 국물을 낸 미역국 등은 미각과 자리의 흥을 더한다.

     

    콩고물과 버무려 먹는 

    기장식 붕장어회도 ‘본토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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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무집의 또 다른 묘미는 계절마다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봄에는 이미 전국적으로도 널리 알려진 도다리쑥국 (쫄깃한 육감의 도다리와 향긋한 쑥이 빚어내는 콜라보는 봄 최고의 별미로 손색이 없다), 여름에는 최고의 보양식인 민어탕(재료 본연의 맛으로 담백하게 우려낸 민어탕은 정말 그윽하다), 가을에는 감성돔 매운탕과 전어(특히 남해안에서 올라오는 전어를 쓰기 때문에 고소함의 깊이가 다르다), 겨울에는 물메기국(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지만 물메기국이야말로 즉석에서 해장이 되는 것 같은 신묘함을 안겨준다)과 대구탕까지 통영의 풍부한 해산물로 구성된 충무집의 사계는 비발디의 사계만큼이나 다채롭다.

     

    향긋한 ‘멍게비비밥’ 

    술안주는 ‘소라무침’ 강력추천


    166338_3.jpg통영의 바다는 박경리, 윤이상, 전혁림, 유치환, 유치진, 김상옥, 김춘수 등 대가의 작품을 만들었고, 통영의 음식에는 이들의 삶이 녹아져 있다. 충무집에 온다면 왜 통영에서 수많은 명작들이 나오게 되었는지 조금은 느낄 수 있다. 코로나 19로 인해 많은 제약이 따르지만 충무집에서는 음식과 함께 많은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다. 때로는 시인인 배진호 사장님이 쓴 시에 대해서, 때로는 통영 음식의 유래에 대해서, 때로는 옛날 잘 나가던 시절의 통영 이야기와 개업 이후 20년 동안 켜켜히 쌓인 추억에 대해 이야기 한다. 모든 것이 통영과 남쪽 바다가 주는 선물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날씨가 차가워지고 있는 요즘, 싱싱한 자연산 잡어회와 멍게비빔밥, 그리고 허기진 온 몸을 따듯하게 데워주는 물메기국을 한번 먹어 보는 것은 어떨까.


    석근배 변호사 (법무법인 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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