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egalinsight
  • Legaledu
  • 법률신문 오피니언

    사설

    일방적인 논리에 의한 입법행위 경계한다

    입력 :
    글자크기 : 확대 최소
  • 인쇄
  • 메일보내기
  • 기사스크랩
  • 스크랩 보기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코로나19로 인하여) 영업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임대료 부담까지 고스란히 짊어지는 것이 공정하냐는 물음이 매우 뼈아프다"라는 발언을 한 직후, 여당 원내대표는 바로 "이해당사자와 시민사회,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공정한 임대료 해법을 마련하겠다"고 호응하였다. 그 직후 여당은 공정임대료 제도 공론화에 나서면서, 임대료를 인하·면제하는 내용의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일명 '임대료 멈춤법')과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일명 '세금 멈춤법') 등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한다. 현재 논의되는 개정안들의 주요 골자는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이 감염병 예방 차원에서 '집합금지' 명령을 받으면 임대인이 그 기간에 임대료를 청구할 수 없도록 하고, '집합제한'의 경우에는 임대료를 절반만 받도록 하는 것이다. 여기에 여신금융기관이 임대인의 담보대출 상환기간을 연장하거나, 대출이자 상환을 유예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겨있다.

     

    국회 상임위원회 및 본회의 심의를 거치는 과정에서 위 개정안들의 입법 목적 및 타당성과 함께 구체적인 조문의 의미 및 법률 효과, 향후 예상되는 결과 등에 관한 진지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우리는 국회에 다양한 이해관계를 고려하여 개정법안들을 철저히 심의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위 개정안들은 상가임대차 관련 법률 관계, 조세부과권 및 납세의무, 금융기관과의 여신 관련 법률 관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나아가, 헌법상 보장되는 평등권(제11조) 및 재산권의 보장(제23조) 관점에서의 충분한 검토와 논의가 필요하다. 이러한 논의 과정에서 임차인과 마찬가지로 헌법상 보호받아야 할 국민인 임대인의 권익이 과도하게 침해되지는 않을지,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은 임대인, 금융기관 자체 및 금융기관 주주들의 이익도 과도하게 침해되지 않을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또한, 감염병으로 인하여 경제활동이 곤란하게 된 주거임차인이 위 개정안의 상가임차인과 같은 수준의 보호를 요구할 경우 정부와 국회는 어떻게 하여야 할지, 감염병 이외에, 예를 들면, 시위금지로 인하여 일정 기간 동안 일정 지역이 봉쇄된 경우 그 지역에서 경제활동을 하는 상가임차인이 같은 수준의 보호를 요구해 올 경우 등 다양한 상황에 대한 검토도 필요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조세평등의 원칙도 마찬가지로 매우 신중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우려가 되는 점은, 제21대 국회 출범 이후 절대적 우위를 갖고 있는 거대 여당의 주도 하에 여러 법률들이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제·개정되는 것이 자주 목격되고 있다는 점이다. 정책목적 달성을 위한 신속하고 효율적인 입법 활동이 바람직하다고 하더라도, 입법 과정을 통하여 드러난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각계 각층의 국민과 야당을 설득하면서 최대한의 공약수를 만들어 가기 위한 협의와 노력이 없으면 진정한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실현이라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가히 '입법독재'라고 할 수 있다.

     

    금번 임대료 멈춤법과 세금 멈춤법을 제정하는 과정에서, 여당 원내대표가 호언장담한 바와 같이, '이해당사자와 시민사회, 전문가 의견들'이 제대로 수렴되어 헌법질서와 기본권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방안이 강구되기를 바란다. 아울러 우리 헌법상 경제질서의 기본인 '대한민국의 경제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는 원칙(제119조)이 잊혀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진지하게 성찰할 필요가 있다.

    최근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