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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분열과 갈등의 시대 2020년을 마무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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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년 해가 바뀔 때가 되면 교수신문이 전국의 대학 교수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올해의 사자성어를 꼽는데, 올해는 아시타비(我是他非)가 선정됐다고 한다. '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는 생각으로 연일 소모적인 정쟁으로 일관하고 있는 지금의 현실을 제대로 꼬집는 말이다. 이 같은 사회적 갈등은 법조계에 그대로 투영되어 정치의 사법화가 더 부추기는 모양새이고, 최근에는 헌정사상 처음으로 현직 검찰총장 징계라는 초유의 사태로 폭발되고 있다.

     

    올해 초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취임한 이래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은 검찰 인사,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와 같은 문제로 일년내내 대립각을 세웠다. 추 장관은 검찰개혁을 명분을 내세웠지만 그와 생각이 다른 검사들은 정권의 검찰 길들이기라며 강한 반감을 감추지 않았다. 작년 조국 전 장관 가족에 대한 수사가 개시되면서 시작된 집권 여당과 검찰총장의 대립은 국민 여론의 극심한 분열까지 가져왔는데, 앞으로 이 문제가 어디로 귀결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치권의 극심한 대립은 법원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정치적으로 대립하던 쟁점들이 사사건건 법정으로 옮겨오면서 법원도 몸살을 앓게 된 것이다. 광복절 광화문집회를 일부 허용한 법원 결정에 대해 청와대에 담당 판사의 탄핵을 청원한 사례도 있었고,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판결을 선고한 법관의 신상을 터는 일도 빈발했다. 고법부장 승진제도가 폐지되고 대등재판부가 확대되는 등 법관의 관료화를 줄이는 법원의 자체적인 노력이 이어졌지만,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는 이유로 법관 개인의 인권과 사법부의 독립을 침해하는 사례는 더 많아진 것이다. 

     

    그러나 법조라는 곳 자체가 본래 사회적 갈등을 비추는 거울이고, 그런 갈등을 해소하는 장이다. 갈등을 해소할 창구가 없다면 그야말로 자기는 옳고 남은 그르다는 생각을 가진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의 연속일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결국 이 같은 상황 속에서도 법조인이라는 직업이 가지는 숙명과 사명을 다시 한 번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연초부터 이어진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법조계가, 특히 재야 쪽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고 한다. 한 해를 마감하는 이 시점에도 코로나19 사태는 그 기세를 더하고 있다. 올해만큼 "안녕하십니까?"라는 말이 실감나는 해도 드물 것이다. 지난 한 해 우리 모두가 큰 시련의 터널을 지나왔지만 내년에는 국민들의 삶이 좀 더 나아지고 법조계에서도 밝은 일들이 이어지기를 희망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우리의 특권이다. 무사히 한 해를 지나온 우리 스스로를 칭찬하고 격려하는 마음을 가져보는 것도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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