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변호사님, 저는 지금 커피 데이트 중입니다. 잠시 후 도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최근 필자가 근무하는 로펌의 직원들은 커피 룰렛(coffee roulette) 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다른 국가에서 근무하는 직원과 화상으로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이 프로그램의 흥미로운 점은, 전세계1800명의 직원 중 누가 커피 데이트 상대가 될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무작위로 매칭이 된 상대와 30분가량 취미, 업무, 커리어 고민, 재택근무 경험 등 자유로운 주제로 5~6차례에 걸쳐 대화를 하는 방식이었다.
커피 화상 데이트 상대로는 주로 팀장급 파트너들이 정해졌다. 서울 사무소의 한 직원도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홍콩에 있는 글로벌 CEO와 화상으로나마 서로의 취미에 대해서 얘기를 나눈 것이 즐거운 경험이었다고 한다. 또한, 커리어 개발에 대해서도 조언을 얻고 앞으로의 발전 방향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커피를 한 잔 마시며 리더와 팀원이 소소한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갖는 것이 사소한 일처럼 보여질 수 있으나, 조직에 미치는 영향은 클 수 있다. 팀원들이 뽑은 가장 이상적인 리더는 소통이 잘되는 리더라는 통계를 본 적이 있다. 대화를 통해서 리더는 팀원의 실질적 고민이 어떤 것인지 알아보고 참고하는 기회가 될 수 있고, 리더와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느낀 팀원은 조직에 대한 소속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가 장기간 지속되고 있으며, 조직 내에서는 대면 상호작용의 부재로 자칫하면 소외감 및 불안감 등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커피 룰렛 프로그램과 같은 방식으로 리더와 팀원 간에 소통의 시간을 갖는 것이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는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김다나 외국법자문사 (허버트 스미스 프리힐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