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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아동학대 방지 시스템 제대로 작동하게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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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개월된 영아가 양부모에게 지속적으로 학대당하다가 사망한 '정인이 사건'은 새해 벽두부터 전 국민의 공분을 샀다. 사망하기 전에 세 번이나 학대 의심 신고가 들어왔으나 경찰이 이를 조사하지 않고 결과적으로 비극적인 사망을 방지할 수 없었다는 점에서 과연 우리의 아동학대 방지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는 것인지 심각한 의문을 불러일으킨다. 아동학대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가정내에서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학대행위가 더 빈번해지고, 적발하기는 더 어려울 것이라는 여러 우려가 제기되어 왔다. 이미 지방자치단체 소속 아동학대전담 공무원이 컨트롤타워로 지정됨으로써 아동학대 방지 등 관련 업무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내용의 개정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2020년 10월부터 시행 중에 있고 올 해 1월에 시행규칙도 개정되었다. 즉, 법이 없어서 아동학대를 적발, 조사할 수 없거나 처벌할 수 없는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정부와 정치인들은 이미 시행 중인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현장에서 느끼는 어려운 점들은 무엇인지 등에 관하여 시간과 관심을 갖고 차근차근 따지면서 그에 대한 개선책을 세우기 보다는 또 다시 '신속한' 입법으로만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정인이 사건 후 20여개의 법안이 쏟아진 가운데 국회가 지난 8일 아동 학대 신고시 즉시 조사 및 수사 의무화 등 초동 조치를 강화하는 내용의 법 개정안을 통과시킴으로써 그 의무와 책임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국민의 분노를 잠재우기 위하여 보다 강경한 대응책을 내놓을 때에는 그 부작용에 대하여도 심사숙고해 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전문가들은 법정형이 올라가면 입증 책임이 무거워져서 오히려 수사 개시가 어려워지는 부작용이 있다고 한다. 우리는 즉각적이고 강력한 해결책에만 관심을 기울일 뿐, 지금도 어디선가 학대받고 있을 아동들을 어떻게 구조하고, 이들을 보호하며, 치유할지에 대하여는 관심이 부족하다. 친부모가 가해자인 경우 이들이 처벌받은 후에 부모로써 아이들과 건강한 관계를 어떤 방식으로 맺어 나갈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하다. 아동 학대 가해자는 가해행위에 대한 처벌을 넘어서 사회의 구성원으로 편입될 수 있도록 필요한 치료와 교육을 받아야 한다. 정부는 학대받은 아동을 보호하고 건강한 사회 일원으로 치유와 성장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대책을 수립하고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인력과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아동학대 방지 시스템의 지속적인 개선을 위하여 현장을 아는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야 한다. 결국 충분한 아동 보호시설 등 물리적인 시스템의 구축, 전문 인력과 예산 확대, 담당자들의 전문성과 소명의식, 그리고 책임의식을 제고하지 않고서는 제2, 제3의 정인이를 막을 수 없다. 국회는 입법만이 능사가 아니라 만들어진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꾸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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