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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트남의 신용기관법 및 중앙은행법 개정 움직임에 관한 소고

    박경균 변호사(한국자산관리공사)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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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트남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작년 3분기 실적을 발표한 15개 시중은행을 조사한 결과 코로나 대유행으로 기업과 개인이 피해를 입으며 작년 1분기부터 3분기까지 9개월 간 작년 동기 대비 적어도 30% 이상 규모의 부실대출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4대 국영은행 중 하나인 비엣틴은행의 경우 코로나 방역 조치들과 이에 따른 경기위축과 소비감소로 연초보다 무려 66% 증가한 부실채권 비율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렇듯 급증하는 금융기관 부실채권 증가와 은행 수익성 악화 등에 대응하기 위해 베트남 중앙은행 및 재무부 등 금융산업 규제·감독기관들은 최근 세계은행 등과 협업하여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베트남 금융시장 안정화를 목표로 리스크 중심 감독체계과 거시건전성 감독체계를 새롭게 마련하기 위한 워킹그룹 활동을 시작하며 관련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바젤위원회 은행감독국의 은행감독 모범규준이나 금융안정위원회의 금융기관 구조조정 모범체계 등 국제적인 기준을 바탕으로 베트남 금융시장 발전 정도와 기관의 제도적 역량 등 현지 특수성을 감안한 현행 신용기관법 및 중앙은행법의 개정 움직임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바 이와 관련한 최근 논의 내용을 리스크 중심 감독과 거시건전성 정책이라는 두 측면에서 간략히 살펴보고 몇 가지 제언을 덧붙이는 것으로 본 고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먼저 리스크 중심 감독 측면에서 현행 신용기관법 및 중앙은행법에는 중앙은행이 효율적으로 리스크 중심 감독을 하거나 특정 신용기관 및 그 관계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통합 감독업무를 실시하기 위해 필요한 근거 조문들이 상당 부분 결여되어 있다. 또한 리스크 관리를 위한 구체적 감독 지표가 충분히 명시되지 않았고 법령 간 감독 지표가 일부 불일치하기도 하며 무엇보다도 충분한 운영상의 독립성을 갖추지 못해 정치적 외풍에 취약하다는 지적 등이 제기된다.

     

    중앙은행에게 감독권한이 충분히 부여되지 않은 부작용으로 인해 시스템적 중요도에 따라 각 신용기관에게 차등화된 위험관리 역량을 요구하거나 리스크 익스포저 한도 등에 대해 보다 신중한 규제요건을 부여하기도 어렵다. 나아가 금융시장에 충격이 발생하여 신용기관 또는 관계사의 재무 안정성 관련 위험도가 급속히 상승할 경우 이에 대해 적시에 필요한 시정조치 방안을 강구하고 이를 이행하도록 명령할 수 있는 감독기관의 권한 역시 아직 미비한 상태이다.

     

    한편 중앙은행은 금융안정성 강화라는 목표를 위해 특별히 거시건전성 제고를 위한 정책을 새롭게 마련하고 이를 감독하는 부서를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데 현행 법령 하에서는 관련 업무를 중앙은행에 위임할 법적 근거가 부족하고 업무수행 과정에서 투명성을 확보할 구체적 방안 역시 미비하며 감독 실패에 대한 책임 소재 역시 불분명하다는 지적들이 제기된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최근 관계 법령의 개정이 정부안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검토되고 있는 바 우선 리스크 중심 감독체계 마련이라는 측면에서 개정안에서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할 사항을 제언하자면 아래와 같다.

     

    첫째, 중앙은행의 운영 상 독립성을 일정 부분 보장하기 위하여 관계 부처의 사전허가나 지시 없이도 감독권한을 자체적으로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적 권한이 보장되어야 한다. 감독 대상이 되는 신용기관의 범위 역시 중앙은행의 하위 규정에 의해 구체적으로 특정하되 특히 신용기관의 지주회사 또는 자회사를 그 대상에 포함시켜 감독 및 규제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

     

    둘째, 중앙은행이 개별 신용기관의 리스크 프로파일을 자세히 분석하고 위험 관리능력을 체계적으로 평가하는데 소요되는 각종 재무적·비재무적 정보를 개별 기관에 요구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여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전체 금융시장에 미치는 시스템적 중요도에 기반해 차별화된 규제요건을 마련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정교화하기 위한 기본 자료로 삼아야 한다.

     

    셋째, 규제 위반 사항이 발견될 경우 감독당국이 이행을 강제하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제재 방안이 새롭게 마련되어야 한다. 피 감독기관인 신용기관 입장에서도 자체적으로 규제요건 준수 여부를 정기적으로 체크하고 위반사항이 발생하기 이전에 자발적인 시정조치가 이루어지게 할 수 있는 유인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다음으로 거시건전성 제고 측면에서 개정안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담겨야 한다.

     

    우선 다른 경제부처와의 충분한 협의를 전제로 금융 부문과 관련한 거시건전성 제고 정책을 입안하고 실행하는 권한과 책임을 중앙은행에 분명히 위임하여야 한다. 중앙은행은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거시건전성 정책 목표를 분명하게 설정하고 신용기관을 대상으로 필요한 실사를 진행한 후 그 결과를 분석하여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 로드맵을 수립하고 이를 이행하여야 한다.

     

    또한 중앙은행이 필요한 감독 세부규정을 자체적으로 마련할 수 있도록 하여 이를 신용기관에게 지시하고 이행을 관리·감독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게 하되 업무 수행의 적정성 감독을 위해 적어도 반기 별로 금융시스템 안정화 추진실적, 거시건전성 제고를 위한 프레임워크 이행실적 및 관련 의사결정 등에 대한 정보를 재무부에 보고하도록 하는 등의 투명한 가버넌스 체계 역시 개정안에 명시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위에서 언급한 신용기관법 및 중앙은행법 개정과 궤를 같이하여 그동안 상업은행의 부실채권 정리를 주로 담당했던 베트남 자산관리공사(VAMC, Vietnam Asset Management Company)의 역할 역시 새롭게 정립되어야 한다.

     

    금융 안전망으로서 VAMC와 같은 공적 부실채권정리기구의 설립 및 운영은 여러 국가에서 흔하게 발견되지만 베트남의 경우처럼 중앙은행의 산하 기구로서 직접적인 관리·감독을 받는 경우는 매우 예외적이다. 특히 위에서 살펴 본 중앙은행의 감독 기능 강화 움직임 하에서는 중앙은행이 시장 안정화를 명목으로 VAMC에 직접 중앙은행 자금을 투입하거나 시장 감독자와 VAMC 관리자로서의 두 역할 사이에 이해 상충이 발생할 가능성 등이 보다 높아질 수 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그 간의 성공적인 부실채권 정리 경험을 바탕으로 베트남 중앙은행 및 재무부 등에 자산관리회사 설립을 포함한 효율적인 부실채권정리 메커니즘 구축을 위한 다양한 지식공유 프로그램과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중앙은행은 이러한 협력 관계를 잘 활용하여 VAMC를 위한 별도의 거버넌스 체계를 마련하거나 부실채권 인수·처분 관련 회계계정을 본 계정에서 분리하는 등 발생 가능한 도덕적 위험에 대처할 방안을 적극 마련하여야 한다.

     

    모쪼록 우리나라의 4대 교역국이자 신남방정책의 핵심국으로 갈수록 교류폭이 넓어지며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경제성장률로 투자 발길이 이어지는 등 기회의 땅으로 여겨지는 베트남이 이번 금융시장 안정화를 위한 관계법령 개정 노력 등을 통해 대외 의존적인 경제기반과 정책 리스크에 따른 투자매력 저하에도 불구하고 경제 발전에 관한 강한 자신감으로 높은 성장세과 잠재력의 불씨를 다시 한 번 되살리기를 기대한다.

     

     

    박경균 변호사(한국자산관리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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