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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G, 제도 설계, 그린워싱

    황성익 변호사 (법무법인 세종)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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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와 언론에 새로운 영문 알파벳이 늘어난다. 기업들은 대응 방안 마련에 분주하고 법률가들도 그 단어의 의미와 범주 파악, 대응방안 마련 및 자문에 분주하다. ESG, 아마도 국제사회 또는 외국 태생이렸다.


    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의 약자인 ESG의 유래는 금융 분야에서의 “투자”라는 개념과 분리하여 생각하기 어렵다. ESG는 본래 금융기관들이 투자하였거나 투자여부를 고려하는 대상기업이 관련된 환경, 사회, 지배구조 측면의 목표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개념이다. 구체적으로 투자대상기업의 활동이 ESG의 각 측면에서 투자자에게 위험을 야기할 것인가, 기회를 가져올 것인가 그리고 ESG의 각 측면에서의 개선과 함께 수익을 낳을 것인가에 대한 이슈이다. 그래서 투자에서의 ESG 이슈 결합(integration) 및 통합(incorporation)이라는 주제가 대두되었다. ESG 투자의 수익성에 대해서는 논란속에서도 수 많은 실증연구가 긍정적 영향과 일정한 경향성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서 법적 이슈 하나. 금융 투자자가 투자 결정을 내릴 때의 fiduciary duty의 범위는 어느 정도 수준에서, 어떠한 판단기준으로 평가되어야 할 것인가. ESG 요소들을 투자 결정의 절차 속에 어떠한 수준으로 반영해야 할 것인가.


    기후위기 및 경제위기(기후불황), 그리고 방역위기의 국면에서 ESG는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개념을 완전히는 아니지만 많은 부분 대체해 가고 있다. 다만, CSR이 일반 회사들이 윤리적, 사회적 기업 시민으로서의 활동을 어떻게 해야 하는 측면이라면 ESG는 투자자들이 그러한 기업들에 대한 어떠한 눈금자를 대고 평가하는 것과 가깝다. ESG 투자의 영향은 물방울이 퍼져나가는 그림으로 이해해 보자면 금융 투자자로부터 PEF로, 그 portfolio 회사 및 일반 회사들로 그 영향이 퍼져나간다. 법적 이슈 둘. 산업별, 공정별, 활동별로 천차만별인 회사를 어떤 기준으로 평가할 것인가. 평가자료는 무엇으로 하며 무엇을 핵심이슈로 하며, 각각의 핵심이슈는 산술평균 할 것인가 아니면 어느 정도의 가중치(weight)를 지니도록 할 것인가. 기업별, 산업별로 핵심이슈의 세분화는 어떻게 할 것인가. ESG의 세 기둥 항목은 33.33%의 3분할로 갈 것인가. 해당 기업의 동종산업군의 수준과는 어떻게 비교할 것인가.


    ESG는 측정과 평가의 문제이다. 그러나 그 이전에 측정과 평가의 대상이 되는 ESG 활동, 즉, 최종적으로 ESG평가 지수를 개선하기 위한 기업의 개별적 활동은 어떤 기준으로 선별할 것인가. 앞으로 우리 한국사회에 다가올 미래를 예상하고 기대해보는 차원에서 EU의 Green Deal과 결합하여 global standard를 선취해 가고 있는 EU의 지속가능금융 action plan의 내용 중 EU 분류체계(taxonomy)에 대해 살펴 본다.


    EU Taxonomy Regulation는 단순한 표준, 지침, 기준, 가이던스가 아니라 Regulation으로서 회원국 상호간의 편차 있는 적용을 불허하는 규범이다. 2020. 7. 12. 발효되었으며 현재는 큰 틀로서 기업의 경제활동이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활동으로 인정받기 위한 조건을 아래와 같이 제시하고 있다.


     환경목표  판단조건
    1. 기후변화 완화
    2. 기후변화 적응
    3. 물과 해양자원의 지속가능한 사용과 보호
    4. 순환경제로의 전환
    5. 오염방지와 통제
    6. 생물다양성과 생태계의 보호 및 복원
    1. 환경목표 6개 중 최소 한가지 이상에 대한 실질적으로 기여할 것
    2. 환경목표 중 어떠한 항목에도 심각한 피해를 주지 않을 것
    3.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준수할 것
    4. 기술적인 선별기준을 준수할 것

    EU Taxonomy는 기본법적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 구체적인 기업활동이 어떠한 조건을 충족해야 이에 부합하는지에 대한 기술적인 선별기준(Technical Screening Criteria)을 위임법률을 통해 제정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이러한 선별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구성된 TEG(Technical Expert Group)이 약 20개월간의 숙고를 거쳐 위 환경목표 중 기후변화 완화 및 적응 항목에 대해서 일단 초안(Annex)이 마련되었고 산업계 등 의견수렴 절차를 거치고 있다. EU의 표준산업분류 기준에 따라 매우 정치하고 세분화된 기준이므로 녹색경제활동에 관심있는 모든 분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올해 연말까지는 나머지 4개 목표에 대해서도 초안이 마련될 예정이다. 새로운 사회구조로의 전환을 위한 첫걸음의 성격이 있어 시민사회단체, 산업계의 적극적인 의견제시가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반드시 일독을 권한다. 흥미로운 비판 하나를 소개해 본다. 즉 EU에서 제시된 현재의 taxonomy가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는 탄소집약적 산업분야의 적극적 노력도 필요하고 이들 기업을 참여시키기 위해서는 해당 기업들의 점진적 노력도 선별해 주는 “brown” taxonomy도 필요하다는 비판이다. 비록 명백한 green은 아닐지라도.


    우리나라 환경부도 지난 연말 녹색채권안내서(가이드라인)를 통해서 한국의 녹색분류체계에 대한 일단의 틀을 제시하였다. 올 상반기 중에는 녹색경제활동의 판단기준이 되는 분류체계도 마련될 예정이므로 주의깊은 관심이 필요하다. 법적 이슈 셋. 한국에서의 녹색분류체계는 향후 어떠한 내용으로 기업활동을 포섭, 배제하는 기준을 설정할 것이며 어떠한 규범력을 지닐 것인가.


    앞에서 살펴 본 EU Taxonomy Regulation은 금융시장참여자들에 대한 공시규정(Disclosure Regulation- 해당 금융상품이 EU Taxonomy와 부합하는 정도를 공시해야 함), 일정 규모 이상 회사들에 대한 비재무정보공시지침(Non-Financial Reporting Directive- 기업 활동의 매출, Capex와 Opex중 EU Taxonomy 부합 비중을 공시해야 함), 녹색채권기준(Green Bond Standard)을 떠받들면서 이와 결합하여 규범력을 발휘할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한국거래소가 ESG정보공개 가이던스를 지난 1월 17일 제정하였고 자율공시로부터 시작하여 기후리스크 공시의무의 단계적 강화계획을 발표하였으므로 대비가 필요하다. 공시도 전략이다.


    ESG에 대하여 섣불리 ESG시대의 도래를 예견, 단언하는 것은 훗날 역사학자들의 몫일 수 있겠다. 그러나 ESG는 꿈틀대며 흘러나오는 용암과 같이 현재의 문제로서 나와 우리 사회의 문제, 우리 기업 및 산업에 영향력을 미치게 될 흐름이다. 따라서 반드시 지켜야 할 법(hard law)으로 다가오기 전에 대응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ESG는 평가와 측정의 문제라고 하였다. 그러나 그 이전에 ESG는 진정성이다. 기후변화의 위기 속에 새로운 산업구조로의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금융적 측면뿐만 아니라 개별 기업 활동 자체가 지속가능한 활동으로 실체적인 측면에서 변화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녹색분류체계도 유럽에서 큰 발을 떼어 놓았지만 국가별, 산업별로 특수성, 강점과 약점 분석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이 과정에서 사회적 합의절차를 통해야 그 규범성도 발휘될 것으로 본다. ESG 경영의 진정성이 담보되어야만 그린워싱(Green + Washing, 위장환경주의)으로 인한 사회적 혼란과 비용이 예방될 수 있다.



    황성익 변호사 (법무법인 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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