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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법관 보수와 처우 전반에 대한 개선 노력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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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2월 9일 법원 정기인사일을 기점으로 그동안 고등법원 부장판사들에게 일괄 제공되던 관용차량 지급 혜택이 없어졌다(본보 2월 18일자 2면 참고). 작년 고등부장판사 제도가 폐지된 데 이어 고위공무원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고등부장판사에 대한 관용차량 제공도 사라진 것이다. 한 해 먼저 검사장급 이상 검찰 간부에 대한 관용차량을 폐지하였고 불필요한 의전이라는 여론의 영향도 있었는데, 그동안 지적되던 법원의 관료화·서열화를 완화하는 조치라는 평가다.

     

    그러나 이에 따른 고등부장판사들의 상실감은 무척 큰 것 같다. 검찰과 달리 명예퇴직수당이라는 보상책이 없는 것도 그 원인이지만, 무엇보다도 존중받고 있다는 자존감의 징표가 사라진 것이 더 큰 이유일 것이다. 한편에서는 고등부장판사에 대한 관용차량 혜택을 없애는 대신 일반 법관들에 대한 처우를 높여야 된다는 의견도 있었는데, 아직 그런 조치가 검토되고 있다는 소식은 없다. 이런 상황을 두고 법원 내부에서는 결국 법관 처우가 하향평준화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시각도 나오고 있다. 이번 기회에 법관 전반에 대한 보수와 처우에 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법관이라고 하여 신분보장 외 다른 공무원들보다 경제적으로 특별한 대우를 받을 수는 없다. 그러나 법관들이 맡고 있는 역할과 책임에 걸맞는 처우와 보상을 하는 것이 합리적인 것이고, 이는 행정부, 입법부에 대응하는 사법부의 독립을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다.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제기준 중의 하나인 시라큐스 원칙은 법관의 보수는 다른 소득원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준으로 보장돼야 하고 법관의 보수를 감액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금지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다른 나라들과 달리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많은 수의 중견법관들이 사직하고 있고, 그 주요한 원인으로는 경제적 이유가 손꼽히고 있다. 이처럼 경험 많은 법관들이 법원을 떠나는 것은 국민들에게도 큰 손실이고 불행한 일인데도, 정치권과 언론은 전관예우의 '예우'를 없애는 일에만 매진하고 '전관'을 없애는 일에는 아무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가 법관에 대한 보수와 처우에 관해 재검토를 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지금 시행되고 있는 경력법관제도 때문이다. 법관으로 임용되기 위해서는, 올해까지는 5년 이상, 2025년까지는 7년 이상, 2026년부터는 10년 이상의 법조경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10년 동안 업계에서 자리를 잡은 유능한 변호사들이 과연 상대적으로 낮은 보수를 감수하고 법관에 지망할지 우려스럽다. 좋은 재판을 하기 위해서는 좋은 법관들이 법원에 있어야 한다. 경험 많은 중견법관들은 법원을 떠나고 재야의 유능한 법조인들은 법복 입기를 꺼린다면 어떻게 좋은 재판이 이루어지겠는가.

     

    최근 몇 년간 사법행정권 남용의혹, 법원 내부 갈등, 웰빙판사 등장과 같은 일들로 법원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땅에 떨어진 상태다. 그러나 법치주의의 확립과 사법부 독립을 위해서는 좋은 법관들이 법원을 계속 지켜나갈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장해 주는 것이 필요하고, 이는 궁극적으로 국민들도 원하는 바일 것이다. 대법원과 정치권은 거시적 안목에서 법관 보수와 처우 전반에 대한 개선 필요성을 인식하고 제도화 해나가는 데 더욱 노력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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