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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사실적시 명예훼손' 국회의 입법 개선 모색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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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형법 제307조 제1항의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2017헌마1113)에서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5:4의 의견으로 합헌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오늘날 매체의 다양화로 명예훼손적 표현의 전파 속도와 파급 효과가 광범위해지고 있고, 명예가 일단 훼손되면 완전한 회복이 어려운 점 등을 볼 때 명예훼손적 표현 행위를 제한해야 할 필요성은 더 커졌다"고 하면서 "징벌적 손해배상이 인정되는 해외와 달리 우리나라의 민사적 구제 방법만으로는 형벌과 같은 예방 효과 등을 확보하기 어려우며, 표현의 자유에 대한 위축을 고려해 심판대상 조항을 전부 위헌으로 결정한다면 진실에 부합하더라도 개인이 숨기고 싶은 병력·성적 지향·가정사 등 사생활의 비밀이 침해될 수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재판관 4명은 해당 조항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하면서 "진실한 사실을 토대로 토론과 숙의를 통해 공동체가 자유롭게 의사와 여론을 형성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근간이므로, 진실한 사실 적시 표현 행위를 처벌하는 것은 이에 반할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하였다.

     

    사실적시 명예훼손은 거짓이 아닌 사실을 말해도 형사처벌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문제와 함께 그 반면의 사생활 보호의 필요성 또한 중요하다는 점으로 인해 폐지 여부를 둘러싸고 사회적 논쟁이 벌어져 왔던 사안이다. 이번 헌재 결정으로 논란이 일단락되었다고 할 수는 있겠으나, 그렇다고 사실적시 명예훼손을 둘러싼 사회적 논쟁이 종식되었다고 할 수는 없다. 우선 이번 결정에서 재판관들의 의견이 5:4로 나뉘었다는 것은 앞으로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적용에 있어 수사기관과 법원으로 하여금 실체관계를 충실히 확인하고, 보호의 필요성이 있는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에 대한 중대한 침해가 있는지 여부를 더욱 엄밀하게 판단하는 등 신중한 적용을 요구한다 하겠다.

     

    국회 역시 이번과 같은 사안에서는 사법부보다는 사회 구성원들의 총의를 통합하는 입법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한다는 점을 인식하여야 한다. 헌재는 2016년 '정보통신망을 통한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에 대하여는 7:2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으나(2013헌바105), 이번 결정에는 재판관 의견이 5:4가 되었음을 고려하면 간통이나 낙태와 같이 사실적시 명예훼손도 언제든지 위헌이 될 수 있음을 생각하여 입법적 개선을 위한 논의를 이어가야 할 것이다. 또한 정치인 등 공인이 비판언론에 대해 명예훼손을 이유로 고소나 소송을 제기하는 것과 같은 '전략적 봉쇄소송'의 문제는 여전히 입법부에 주어진 숙제라는 점도 잊지 않아야 한다. 사실적시 명예훼손 사안은 이번 합헌 결정에도 불구하고 '사실을 이야기 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사회구성원들 간에 대립과 갈등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기에 국회는 헌재의 이번 결정으로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안이한 인식을 가져서는 안 되며,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입법적 개선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 국회는 주권자인 국민으로부터 '입법을 통한 사회통합'의 소임을 위해 입법권을 부여받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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