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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법조의 위기, 수장들의 선택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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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당은 3월 발의, 6월 입법을 목표로 검찰 수사권 폐지를 위한 '중대범죄수사청법'을 추진 중이다. 검찰은 6대 범죄 수사권마저 빼앗기고, 2000명 넘는 검사도 두 손, 두 발이 묶여버리는 것이다. 검찰개혁특위 위원장은 "수사권 폐지를 앞당겨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한 건 윤석열 검찰총장이나 검찰이 해온 행태 때문"이라고 했다. 일단 '행태'라는 표현이 마음에 걸린다. 혹여 월성 1호 경제성 조작, 울산시장 선거 개입, 라임·옵티머스 수사 등을 일컫는 것은 아닌가. 윤 총장은 "민주주의 퇴보이자 헌법 정신의 파괴"라는 반대입장을 밝혔고, 결국 총장 사퇴로 가닥을 잡았다. 그러나, 윤 총장 취임 후, 검찰은 공수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 등 잇따른 위기에 몰리지 않았는가. 사퇴는 지극히 유감이다. 윤 총장은 검찰 해체까지 몰아붙인 중수청 법안에 맞서 끝까지 수장의 책임을 다해야 했다.

     

    법원도 상황이 심각하기는 마찬가지다. 임성근 고등법원 부장판사의 탄핵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시중에는 '사법부 길들이기'란 말이 무성했다. 김경수 경남지사, 정경심 교수,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등 일련의 법원 판결에 대한 정치권의 강한 불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임 부장판사와 김명수 대법원장 사이에 '사표 수리 반려'에 대한 거짓말 논란이 불거졌고, 둘 사이의 대화 내용이 공개되면서 급기야 사퇴 요구까지 빗발쳤다. 정말 사법사상 초유의 일인데, 정작 더 심각한 일이 기다리고 있었다. 김 대법원장이 한 법원에 3년 근무하면 근무지를 변경하는 인사관행을 깨고 '유재수 감찰무마,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 재판장들을 유임시킨 것이다. 법관 인사는 재판의 공정을 보장하기 위한 것인데 개별사건 때문에 법관 인사원칙마저 흔드는 건 그냥 지나칠 문제가 아니다. 김 대법원장은 "인사권을 남용해 재판에 개입했다"는 비판에 대해 해명해야 한다.

     

    이제 막 출범한 이종엽 대한변호사협회장도 두 어깨가 무거울 듯하다. 법조 안팎의 위기에 맞서 사회에 울림 있는 목소리를 낼 거란 기대도 크다. 그런데 집행부 조각부터 구설이 들리니 조금 안타깝다. 변협은 비록 협회장과 다른 캠프에 있던 인물이라 할지라도 청년과 여성, 사내변호사의 대표들을 영입해 회무를 같이 해 온 관행이 있다. 한국여성변호사회, 한국사내변호사회 등이 협회장의 당선 조력에 상관없이 집행부에 합류했다. 그런데, 현 집행부는 이 관행을 어기고, 캠프 출신들로 부협회장 자리를 채웠다. 이제 이 협회장이 이 모든 것을 끌어안는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할 때다.

     

    법조인은 어느 쪽에도 기울이지 않는 공평무사한 자세로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직역이다. 정의의 여신은 두 눈을 가리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 법조계마저 소위 '편가르기 판'에 들어선 듯 보이니 한숨이 절로 나온다. 우리 사회는 내 편이 아니더라도 옳은 것은 옳다고 말하고, 내 편이라 할지라도 틀린 것은 틀렸다고 말하는 지도자에 목말라 있다. 특히 안타까운 건, 무슨 일이든 내 탓이라고 책임지는 리더가 없다는 점이다. 과연 법조계에 닥친 지금의 위기 앞에서 조그만 희망이라도 품을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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