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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인셉션과 서면

    이동근 대표변호사 (법무법인 해광)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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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인셉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꿈과 기억, 생각에 관한 영화이다. 처음에는 타인의 생각을 훔치다가 나중에는 타인의 꿈에 들어가 생각을 심고 기억을 조작하려는 내용이다. 30년 가까이 한 일이 서면 읽고, 증거 살피고, 생각 정리하고, 판결서 작성하는 일이었던지라, 영화 '인셉션'에서 제일 먼저 떠오른 생각은, 서면 잘 쓰는 방법에 관한 거구나 하는 것이었다. 예전에 서울서부지법 영장전담판사로 근무할 때 실무수습을 온 사법연수생들에게 영장재판에 관하여 1시간 30분가량 설명할 기회가 주어졌다. 범죄사실의 소명과 도망 및 증거 인멸의 염려와 같은 인신영장의 요건과 심문절차에 관하여 1시간 넘게 이야기하는 게 약간 지루할 것으로 생각되었고, 더구나 구체적 사건을 너무 자세하게 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은 것 같아 나름 고민을 하면서 영장재판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는데 별 관심이 없는 얼굴들이었다. 그때 말했던 게 영화 '인셉션'에 관한 생각이었다. 영화의 아이디어를 잘 차용하면 기똥차게 서면을 쓸 수 있을 거라고 했더니 전부 눈을 반짝거렸다. "기억과 생각을 심듯, 글을 읽는 사람이 마치 본인이 직접 쓴 것처럼 여기게끔 서면을 작성하라." 그날 강의의 요점이다. 구체적으로는 "그 판사가 쓴 판결을 구할 수 있다면 구해서 읽어보고, 논리전개방식, 좋아하는 단어, 단문 위주/장문 위주, 애용하는 접두사 등을 파악하라. 글 형식은 그 판사 스타일로 하되 내용에 말하고자 하는 걸 집어넣으면, 판사는 마치 본인이 쓴 것처럼 느낄 것이다." 대충 이런 내용이었다. 판사로 근무할 때 대리인이 낸 참고 판결을 읽다 보니 상당히 잘 썼고 수월하게 읽히면서 고개가 끄덕여지고, 그러다가 말미에서 내 이름을 발견하고는, '응? 니가 왜 거기서 나와?' 했던 때가 있었는데, 서면을 읽으면서 그런 느낌이 들도록 해보라는 것이었다. 그러려면 판결문 등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고 시간과 열정 등 여러 조건이 필요할 텐데, 말로 하기는 쉬워도 과연 가능할까? 혹시 AI는 가능할까?

     

     

    이동근 대표변호사 (법무법인 해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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