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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부동산 투기 엄정대처 필요하나 법치의 기본은 지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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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H(한국토지주택공사) 발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4.7 재보궐 선거를 앞 둔 상황에서 청와대와 여당은 민심을 수습하기 위한 모든 대책을 쏟아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3월 29일 정부는 부동산 투기 근절대책으로 4대 분야에 걸쳐 20대 과제를 발표하였다. 그런데 그 내용을 살펴 보면, 재산등록 대상 공직자 범위 확대, 공직자 직무 관련 지역 부동산 신규 취득 제한, 농지 취득 심사 강화, 토지 등 취득 시 자금조달 투명성 강화, 부동산거래분석원 출범, 상시 투기 신고 접수, 형사처벌 강화, 부당이득의 3∼5배 환수, 투기 목적 농지 강제 처분 명령 등 규제 일색의 정책들로 보인다. 이와 같은 대책들 중 상당수는 입법을 통해 실행될 것이고, 현재의 여당으로서는 얼마든지 입법적 조치가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대책들을 실천하기 위한 입법적 규제가 과연 얼마나 실효성을 가질지는 미지수다. 공직자 재산등록의 경우, 현재 정무직, 4급 이상 공무원 등 고위직 약 23만 명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나 향후 모든 공직자에 대해 재산등록을 확대함에 따라 그 대상자 수가 공무원과 공공기관 직원만 130만 명에 이르고 여기에 직계가족까지 포함하면 수 백만 명이 대상이 될 것이다. 이럴 경우 재산등록 사항의 진실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검증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만 수 천 명이 필요할지 모른다. 검증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의 재산등록 사항을 검증하기 위하여 또 다른 검증 공무원을 두어야 할지도 모른다.

     

    투기재산 몰수에 대하여는 친일반민족 행위자와 같은 반열로 규정해 재산몰수에 대한 소급입법을 추진하겠다는 입장까지 있다. 투기행위를 친일반민족행위와 같은 것으로 보아 투기재산을 몰수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당장 소급입법으로서 위헌이라는 지적이 제기될 수 밖에 없다. 친일반민족행위자의 재산환수는 특정한 시대적 상황에서 도저히 불가능하였던 정의를 바로 세운다는 점에서 소급입법에 따른 위헌문제가 제기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부동산 투기 문제가 친일반민족행위와 동일한 시대적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할 수 없다. 검경 수사권조정에 따라 투기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불가능하다고 하면서도 전국 43개 검찰청에 전담팀을 설치하고 검사와 수사관 등 500명의 인력을 투입한다는 것은 국민에게 혼란을 줄 뿐이다.

     

    법은 국민이 공감하고 지킬 수 있어야 그 권위가 유지된다. 모든 것을 규제 일변도로 해결하고자 하는 것은 근원적 해결이 아니라 한 때의 미봉책에 불과할 수 있다. 법이 규제를 목적으로 국민의 일상생활에 지나치게 광범위하게 개입하면 국민이 스스로 자신의 삶을 영위해 나가는 자유로운 영역이 줄어들게 된다. 지나친 규제는 '자기 결정, 자기 책임'의 영역을 축소시키고, 모든 문제를 '타인 결정, 타인 책임'으로 돌리는 것이 가능한 상황을 불러올 수 있다. 법치주의는 '법에 의한 통치'가 아니라 '정당한 법에 의한 통치'를 요구한다. 부동산 투기에 대한 엄정대처는 필요하다. 그러나 아무리 급하다 하더라도 법치의 기본은 지켜야 한다.

    마세라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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