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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성차별' 법무부 체류관리지침 조속히 개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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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원이 법무부가 제정해 운용하고 있는 '체류관리지침'의 일부 조항이 성차별적 조항으로 부당하다고 연이어 판결을 선고하고 있음에도 문제 조항이 여전히 존치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본보 5월 13일자 1면 참고>. 문제가 되는 부분은 결혼이민자(혼인귀화자)의 출산이나 육아를 위해 외국인 가족의 장기체류를 허용하는 조항에서 등장한다. 체류관리지침은 출산과 육아를 위해 장기체류를 허용하는 범위를 결혼이민자의 4촌 이내의 '여성'인 혈족으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출산을 돕고 육아를 담당하는 역할은 여성이 담당하는 것이라는, 가부장적 사회에서의 남녀 사이의 고착화된 성역할의 관념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법원도 판결문에서 우리나라 국가기관이 명시적으로 결혼이민자의 가족 중 여성만이 출산이나 양육을 지원할 목적으로 국내 체류가 가능하도록 규정하는 것은 육아는 여성의 전유물이고 남성은 이에 대한 보조자에 불과하다는 고정관념 내지 편견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강화하는 것이어서 그 자체로 국가기관의 재량권 행사 기준으로서의 사회적 타당성을 현저히 잃은 성차별적 내용이라고 일갈하고 있다. 특히 4촌 이내의 출산과 양육 지원이 가능한 혈족이 남성밖에 없는 결혼이민자의 경우에는 합리적이지 못한 이유로 차별적 취급을 받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많은 남성들이 육아휴직을 하거나 적극적으로 자녀 양육에 참여하고 있다. 이런 현실하에서 유독 외국인 성인 남성이 전적으로 출산과 양육을 지원하기 위해 국내에 체류하는 것은 이례적인 것이라는 선입견을 가질 이유가 없다.

     

    이에 대해 외국인 남성이 합법적인 명목으로 장기체류 자격을 취득한 뒤 불법취업을 할 가능성이 여성보다 높다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선진화된 문명국가라면 적절한 방법으로 불법을 적발하고 그에 합당한 제재를 가하는 수단을 강구하는 게 보다 바람직하다. 불법취업을 할 가능성이 많다는 이유로, 또는 가사나 육아를 담당하지 않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외국인 여성과 달리 외국인 남성에 대해서만 체류자격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이를 국가가 마련한 규정에 명문화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굳이 서방 선진국에서 일반화된 'Political Correctness(정치적 올바름)'라는 개념을 떠올리지 않는다 하더라도, 인간의 존엄과 가족생활에 있어 양성 평등을 규정한 대한민국헌법의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다. 문제가 되고 있는 체류관리지침은 본질적으로 이 같이 위헌적 요소까지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법무부는 성차별이 명백한 지침 내용을 조속히 개정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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