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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천적 복수국적 헌법소원 승리와 입법 방향

    전종준 미국변호사(워싱턴 DC)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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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년 걸렸다. 원정 출산과 이민 출산을 구분하지 못한 ‘홍준표 법’에 대한 헌법소원을 4전 5기로 한 결과 2020년 9월 국적 이탈을 제한하는 국적법 제 12조 등에 대해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2016헌마889)을 받았다.


    원정출산과 병역기피자를 막기 위한 홍준표 법이 포플리즘 정치로 인해 병역 인원이 아닌 선천적 복수국적자까지 지나치게 확대된 결과, ‘국민정서’ 내지 ‘기회주의적 병역면탈 방지’라는 근거없는 논리로 헌재의 결정 마저도 지연되었다.

    쉽게 설명하면 유승준은 한국 태생, 후천적 시민권자가 됨과 동시 한국 국적이 자동 상실된다. 반면 선천적 복수국적자는 미국 태생, 한국국적이 자동 상실되지 않는 모순이 있다.

    홍준표 법의 문제점은 첫째, 한국 호적에 없는 해외 출생 선천적 복수국적자 남성을 새롭게 포함한 것이다. 2005년 이전에는 한국에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무호적자는 병역과 무관했으나 홍준표 법이 통과되면서 대통령 시행령 16조 3항이 결국 삭제되었기에 이민 출산자에게 까지 확대 적용되어 국적이탈 의무가 생겼다. 2019년 12월 공개변론에서 재판관은 참고인인 나에게 2006년 결정을 근거로 홍준표 법이 구법보다 이익을 주었다고 질문한 것에 대해 나는 “구법에 보다 국적선택 기간이 3개월 연장된 것은 호적에 올라간 자들만 혜택이 되는 것이고, 호적에 없는 선천적 복수국적자에게는 국적이탈 의무가 새로 생겨서 오히려 불이익이 된다”고 설명했다. 즉 헌재도 15년 동안 한국 호적에 없는 선천적 복수국적자의 불이익을 보지 못한 것이다.

    둘째, 만18세가 되는 해 3월 말까지 국적이탈을 하지 않으면 병역을 필하지 않는 한 38세까지 한국 국적 이탈이 불가능하다. 이것이 바로 선천적 복수국적자들의 국적이탈의 자유와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다. 4차 헌법소원에서 정부의 통지와 홍보 부재로 국적이탈 의무를 알지 못한 것은 적법절차 위반이란 주장에 대해 헌재는 5-4 결정(2014헌마788)으로 “복수국적자가 대한민국 국민의 병역의무나 국적선택제도에 관하여 귀책사유가 없이 알지 못하는 경우란 상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나 5차 헌법소원에서 법무부 주관 2018년 재외동포 설문조사에서 해외동포의 80%가 사실상 선천적 복수국적에 관한 제도를 최근까지도 모르고 있었다는 자료를 제출한 바, 2020년 헌재는 “개별 통지가 이루어지지는 않고 있다”고 인정하였다.

    또한 선천적 복수국적으로 인해 미 정계나 공직 진출에 장애가 된다는 주장에 대해 2015년 헌재는 “공직에 진출하지 못하는 것은 극히 우연적인 사정”이라며 공직의 범위를 매우 좁게 해석했다. 그러나 5차 헌법소원에서 연봉이 3만 불 하는 연방공무원직 채용 시에도 신원조회를 거쳐야 하는 증거자료를 제출함으로써 공직의 범위가 광범위함을 증명해 준 결과, 2020년 헌재는 “특정 직업의 선택이나 업무 담당이 제한되는데 따르는 사익 침해를 가볍게 볼 수 없다”고 결정하여 승소할 수 있었다.

    이번 헌재의 결정에 따라 국회는 2022년 9월 30일까지 새 법안을 만들어야 한다.

    최근 헌재의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법무부는 ‘예외적 국적이탈 허가제"에 관한 입법예고를 했다. 이번 개정안도 공직 진출을 위한 인터뷰나 신원조회서에 복수국적자인지 여부를 당장 표시해야 하는 급박한 상황을 모른채, 절차적 복잡성과 처리기간의 장기화로 인해 침해된 권리를 구제하는데 실질적 효과가 없다.

    더욱이 헌재와 법무부는 아직도 부모의 이혼, 배우자 사망 및 외국인 부나 모 등의 경우 국적이탈이 사실상 불가능한 현실을 무시하고 있어 위헌의 소지가 여전히 남아 있다. 복수국적의 회오리로 한인 2세가 정계나 공직을 사퇴하는 등 불상사가 터지기 전에 신속한 대체입법이 절실히 요구된다.

    제안하기는 한국 호적에 없는 경우에는 ‘국적자동상실제’를, 호적에 있으나 17년 이상 해외 거주한 경우에는 ‘국적유보제’를 채택하여 세계화에 부합하는 근본적인 국적법 개정안이 헌법 취지에 맞다.



    전종준 미국변호사 (워싱턴 D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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