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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해자는 외롭다

    조정욱 대표변호사 (법무법인 강호)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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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해자 중에는 가해자의 불법행위, 손해의 발생 및 손해액, 인과관계 등을 입증하기 위해 가해자를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조사권한 있는 행정청에 신고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 있다. 즉 폭행장면이 CCTV에 촬영된 것처럼 명백히 입증할 수 있는 경우가 있는 반면, 사기·횡령·배임이나 불공정거래행위와 같이 피해자의 노력만으로는 입증이 용이하지 않아 가해자에 대한 수사·조사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 이러한 수사나 조사 과정에서 생성된 자료를 확보하려는 피해자는 그 기록에 대한 열람·등사 또는 문서송부촉탁 신청을 한다.


    그런데 수사기관이나 행정청이 해당 사건에 대한 종국처분까지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구체적 이유의 설명 없이 단순히 '영업비밀, 개인정보, 사생활 등의 보호'와 같은 추상적 이유를 들어 요청 자료의 열람 또는 송부를 전부 거부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실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법원이 해당 문서의 송부촉탁을 명령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명령을 받은 기관이 '영업비밀 보호'라는 이유만으로 문서송부를 거부하였을 때에는 피해자를 대리하는 입장에서 참으로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더 답답한 일은 해당 자료가 영업비밀이라고 주장한 이가 아무도 없는데(따라서 해당 자료가 영업비밀인지 여부는 아예 검토되지 않았음) 해당 기관이 자의적으로 영업비밀이라고 해석하여 제출을 거부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피해자가 수사기관이나 행정청에 문서송부촉탁을 신청하는 경우 중에는 심지어 '가해자가 해당 절차에서 자신의 불법행위를 자인하거나 이를 전제로 자진시정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경우까지 문서 제출을 거부하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형사재판절차에서 피고인이 이러한 요청을 하였는데 거부당한 사건에서 대법원은 "검사는 공익의 대표자로서 피고인의 정당한 이익을 옹호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는 전제 아래, 법원이 수사서류의 열람·등사를 허용하거나 문서송부촉탁을 하였음에도 검사가 이를 거부하거나 명령에 응하지 아니한 경우 검사는 법원의 결정에 따라야 할 직무상 의무를 위반한 과실이 있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2. 11. 15. 선고 2011다48452 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12. 8. 선고 2020가단5107189 판결 등 참고). 물론 위 판례에서는 피고인이 무죄판결을 받았으니 억울하게 수사 및 기소를 당한 사람에 해당하므로 법률로 보호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렇다면 불법행위의 피해자는 적어도 위 피고인들보다 더 불이익한 처우를 받아서는 안 되는 것 아닐까? 검사만 공익의 대표자이고 법원의 명령에 응할 직무상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며 모든 수사기관 및 행정청은 이에 따를 의무와 책임이 있다.

    수사기관이나 행정청의 이러한 제출거부 때문에 피해자가 별도로 정보공개청구나 거부처분에 대한 취소소송 등 행정소송을 제기해야 한다면 피해회복은 더 늦어지게 되고 그 사이 피해자는 법률비용을 추가 지출해야 하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이를 견디지 못하고 피해자가 파산하는 경우도 보았다. 이러한 사정까지 살펴주지 않는 법 제도 속에서 피해자는 "정말 외롭다!"면서 눈물을 흘릴 수 있음을 절대 외면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조정욱 대표변호사 (법무법인 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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