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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되풀이되는 '안전사고' 악순환의 고리 끊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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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9일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현장에서 철거 중이던 5층 건물이 붕괴되면서 바로 앞 정류장에 정차해 있던 버스를 덮쳐 9명이 사망하고, 8명이 중상을 입는 대형사고가 발생하였다. 이번 사고는 2년 전 서울 잠원동 건물붕괴사고를 다시금 떠올리게 하였을 뿐 아니라 정류장에 정차해 있던 버스를 덮쳐 철거공사와 무관한 승객들이 희생되었다는 점에서 그 충격이 더욱 크다 하겠다. 향후 수사과정에서 사고의 원인이 무엇인지, 특히 버스정류장 이전이라는 단순한 조치마저 취해지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규명되겠지만, 이번 사고를 계기로 안전사고를 어떻게 예방할 것인지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더욱 절실하다.

    대형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정부와 정치권은 사고원인을 철저히 규명하여 책임자를 엄벌에 처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하나, 사고는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현 정부는 산재 사고 사망자의 절반 감축을 국정과제로 내걸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올해 2월 16일 국토교통부의 2021년 업무보고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은 건설현장 산재 사망사고와 관련하여 "국민들이 여전히 미흡하다고 느끼는 분야"라고 질타했음에도 이번 사고가 발생하였다. 산재 사망자는 2017년 964명, 2018년 971명으로 늘어났고, 2019년 855명으로 줄었으나 2020년 882명으로 다시 늘어나고 있으며, 이번 5월에 들어서만 전남 광양에서 석탄하역작업 중 중장비에 깔려 근로자가 사망하고, 평택항에서 컨테이너 날개에 깔려 근로자가 사망하고, 부산 신항에서 지게차에 치여 근로자가 사망하는 등 국민들이 체감하는 사고는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고가 발생하면 정부와 정치권은 전국 사업장에 대한 특별점검, 관련법 개정을 통한 형사처벌 강화, 사업주의 안전의무 확대 등 판박이 대책을 되풀이하고 있다. 작년 이천 화재사고 이후 정부는 감리자의 책임을 강화하였으나, 현실적으로 감리자가 구체적 작업의 안전을 책임질 정도의 지식과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지 의문인 상황에서 대책이 실효성 있다고 하기도 어렵다. 2020년 1월부터 근로자 사망 시 도급인을 포함한 사업주에 대하여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고 있는 산업안전보건법이 시행되었고, 중대재해를 일으킨 경영책임자 등에 대하여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제정되어 내년 시행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도 안전사고가 계속 일어나고 있음은 형사처벌 강화가 사고발생 예방에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는 점을 말해 준다. 사고가 발생한 이후 엄한 형사처벌을 가한다고 하여 사고 이전의 상태로 돌아갈 수는 없다. 사후적인 방안이 아니라 사전에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근본적 대책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부와 정치권은 보여주기식 처방만 내놓을 것이 아니라 과거의 사고들을 분석하고 사고를 예방하기 위하여 관계당국과 사업자 그리고 근로자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현실성 있고 실효성 있는 방안을 수립하여야 한다. 무엇보다도 산업안전 확보는 관계당국과 사업주, 근로자 등 산업현장 관계자들의 공동참여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공동책임에 따른 안전확보 체계 구축이라는 보다 거시적인 예방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마세라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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