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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조프리즘

    숨듣명

    정웅섭 변호사 (서울회)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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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보이는 단어 중에 '숨듣명'이라는 단어가 있다. '숨어서 듣는 명곡'이라는 말의 줄임말인데, "나에게는 명곡이나 타인들과 함께 듣기에는 왠지 부끄러워 숨어 듣는, 즉, 대놓고 듣기에는 민망하지만 좋은 노래"를 의미한다고 한다. 이른바 바깥에서 듣기 민망한 노래이거나, 컨셉 등이 독특한 노래가 숨듣명에 들어간다고 한다.


    필자는 근무할 때 이른바 '노동요'를 즐겨듣고는 한다. 음악을 들으면서 의견서를 작성하면 어쩐지 집중력이 향상되고, 평소보다 능률과 효율이 오르면서, 생각이 안나던 답들이 떠오르는 것 같다. 그런데 필자에게도 숟듣명 노래가 있는 것 같다. 노동요 플레이리스트를 한번 회사 직원들과 살짝 공유한 적이 있었는데, 플레이리스트의 노래들에 대해 직원들로부터 "취향이 상당히 독특하다"는 코멘트를 듣고서는 왠지 부끄럽게(?) 된 이후 숨듣명이 생긴 것 같다. 특히 회사 내에서의 연차 및 지위가 변하고, 법무팀이라는 회사 내의 역할과 함께 합쳐지면, 나에 대해 어떤 특정한 고정관념(stereotype)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일반적으로 법무팀에 대한 회사 타 부서원들의 일반적인 이미지는 상당히 딱딱하고 어려운 부서로 여기는 듯하고, 특히 그 부서의 임원이면 무엇인가 근엄한 이미지라는 고정관념을 가진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든다.

    이런 상황에서 플레이리스트에 있는 여자아이돌 그룹인 라붐의 '상상더하기'나 레드벨벳의 '빨간맛'처럼 이른바 과즙미가 팡팡 터지는 노래를 노동요 삼아 의견서를 작성한다고 이야기 하는 것은 상상하기 쉽지 않아 보이기는 한다. 역지사지로 생각해보면 '상상에 상상에 상상을 더해서 어머 깜짝이야'라는 노래를 들으며 '해당 임직원의 행위는 업무상 횡령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음'이라는 요지의 의견서를 쓴다는 것은 상상하기 쉬운 것은 아닌 것이 사실이고, 법무팀의 업무 특성상 자신있게 타부서 직원에게 이야기할 만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필자의 플레이리스트의 노래들은 다른 직원에게는 일반적인 노래지만 필자에게는 '숨듣명'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나만의 숨듣명이 있으신지 궁금하다.


    정웅섭 변호사 (서울회)

    마세라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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