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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수첩

    [취재수첩] 방치된 북한 법조인

    강한 기자 strong@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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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로 들어온 탈북민 수가 3만3000여명을 넘어서면서 북한에서 판·검사, 변호사 등으로 일했던 북한 법조인도 여러 명 남한에 정착했다. 하지만 북한법이나 북한 사법시스템 등에 대한 전문지식 등 법조인 출신 탈북민들의 역량을 활용할 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되어 있지 않아 이들의 전문성이 사장되고 있다.


    북한에서도 법조인은 엘리트 고위관료에 해당한다. 그러나 남한에서는 종이박스 포장과 같은 단순한 허드렛일을 하며 생활해야 하는 실정이다<본보 2021년 6월 28일자 1,3면 참고>. 보안소(경찰) 출신이나 북한 정부 행정일꾼(공무원) 출신 상당수도 공사장 막노동이나 식당일, 편의점 아르바이트 등을 전전하고 있다. 직업에 귀천이 없지만, 이 같은 무관심과 황당한 미스매치는 국가적 손실이다.

    분단 70여년 간 남한이 북한에 대한 연구를 게을리 한 적은 없다. 막대한 예산도 꾸준히 투입됐다. 통일에 대비한 노력들이다.

    폐쇄적인 북한 사회에서 사법시스템이 어떻게 운용되는지, 법이 실무에서 어떻게 해석되고 적용되는지, 주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등을 속속들이 알기란 쉽지 않다. 북한에서 직접 법을 집행해본 법률가들이 이런 연구과정에 참여한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은 말할 필요가 없다.

    탈북민 커뮤니티에 따르면 북한 법조인은 자격증은 따로 없지만, 모든 판·검사는 각급 인민위원회 대의원이기 때문에 신분이 보장된다. 법률회사인 로펌은 없고 변호사도 국가가 관리하지만, 동네마다 장마당이 형성되어 있듯 퇴임한 법률가를 수임하는 방식의 법률시장도 형성돼 있다. 형사법 분야에서는 최근 여성도 성폭행 가해자가 될 수 있도록 하는 법해석이 나와 화제가 됐다고 한다.

    통일을 목표로 하는 한 북한 제도와 실상에 대한 이해는 필수적이다. 공개처형과 정치범수용소가 여전히 남아있는 북한 형사법 제도에 대한 개선을 촉구거나 북한 주민에 대한 인권 개선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라도 북한법제도에 대한 이해는 높아져야 한다. 민간단체는 물론 다양한 국가기관들이 탈북민들의 전문성을 활용할 방법을 찾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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