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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등법 제정 논란, 법조계도 관심 기울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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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년 6월 16일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 등이 '평등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는데, 법 제정을 둘러싼 논란이 적지 않다. 작년 정의당 장혜영 의원 등이 발의한 '차별금지법안', 국가인권위원회가 제안한 '평등 및 차별금지에 관한 법률'도 내용이 비슷하다. 모두 차별에 관한 '개념', '사유', '영역', '구제 및 제재'를 조문화하고 있는데, 과연 우리 법체계에 부합하는지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

    첫째, "차별개념"이 명료하지 않다. 일단 차별을 정의하는 게 쉽지 않다. 다른 걸 다르게 취급하는 건 차별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직접차별'이란 '분리, 구별, 제한, 배제, 거부'의 개념이 추상적이고, 고의 없이 결과만으로 책임지는 '간접차별'은 선의로 행동한 사람에 대한 대책이 없다. 또한, '괴롭힘, 성희롱, 차별표시·조장 광고행위'를 차별에 포함한 건 개념의 모호성만 넓힌다는 지적이 많다.

    둘째, "차별금지사유"에 '등' 자를 붙여 문을 열어둔 이유가 무언지 알 수 없다. 특히 "성별"엔 남성과 여성 외에, '분류할 수 없는 또는 분류하기 어려운 성'을 도입했는데, 이는 헌법이 규정한 혼인과 가족제도를 재편성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성적지향', '성별정체성'도 무얼 기준으로 어떻게 판별할 건지, '사상'은 혹여 주체사상 비판도 차별로 볼 건지, '학력'은 대졸자 공채를 없애란 말인지 궁금하다. '고용형태'는 취지와 달리 취업을 더 어렵게 하진 않을지 걱정이다.

    셋째, "차별금지영역"이 너무 광범위하다. 민주당 안은 기존 안과 달리, '고용', '재화·용역의 공급이나 이용', '교육기관의 교육·직업훈련', '행정·사법절차 및 서비스의 제공·이용'으로 제한하지도 않는다. 종전에 자유롭게 선택하고 표현할 수 있던 행위들이 대폭 금지되고, 사적자치의 원칙이 후퇴할 수밖에 없다. 사상, 종교, 도덕적 논의마저 차별에 해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휩싸인다면, 침묵이 최선이라는 냉소만 남는 것이 아닐까.

    넷째, "차별구제 및 제재"에 관한 규정은 '입증책임 전환'과 '징벌적 배상'을 도입하고, 악의엔 5배 배상까지 인정한다. '차별하지 않았다'는 부작위를 어떻게 입증하란 건가. 차별만 주장하면, 기존 민·형사보다 강력한 구제수단을 부여하는 근거는 무언가. 국민은 차별 한 가지로만 고통받지 않는다.

    본래 헌법이 말하는 평등은 국민 사이의 관계를 다루는 게 아니라, '국가로부터의 방어' 또는 '국가에 대한 요구'를 문제 삼는 거였다. 그런데, '모두를 위한 평등'이란 미명으로 차별 사안마다 대사인적(對私人的) 효력을 확대하고, 사적 영역까지 국가가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 우리는 모든 행동거지마다 혹여 차별 소지는 없는지 '자기검열'을 강화해야 하고, 국가가 정해주는 사고의 틀을 비판 없이 수용해야 할지 모른다. 이는 지금까지 유지해온 '사회체제의 근간'도 달라진다는 의미다.

    요새 명분만 앞세운 '감성 몰이 법 제정'이 빈번하고, 원칙도 없는 '땜질식 법 개정'이 넘쳐난다. 법이 추구하는 이상이 높다 한들, 법이 초래할 미래를 숙고하지 않으면 상상치 못한 어려움에 부닥칠 수 있다. 평등법이 제정되면, 적어도 양심과 종교, 학문과 예술, 그리고 표현의 자유가 줄어들 건 확실해 보인다.
    마세라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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