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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사권의 기원과 본질

    강백신 부장검사(서울동부지검)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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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년 전 검사 임관 후 끊임없이 고민했던 질문이 '수사란 무엇인가? 경찰이 대부분의 수사를 하는데 왜 검사가 수사의 주재자인가? 검사는 왜 판사와 동일한 자격을 요하는가?'라는 매우 기초적인 질문들이었습니다.


    밀려오는 사건을 처리하느라 깊이 있는 고민이나 해답을 갖지 못하다가 2019년 1년간의 해외연수에서 '형사법집행권의 歷史'에 대한 공부를 통하여, 그 간의 '역사에 대한 무지'로 인한 민망함과 '늦은 깨달음'에 따른 안도감을 함께 느끼면서 나름의 답을 찾았던 것 같습니다.


    사인소추에 기반한 중세시대는 국가의 수사권이 태동하기 전으로 사인이 증거를 수집하여 형사소송을 제기하고 판사는 그에 기초한 재판을 하였는데, 12~13C 무렵 대륙법계 국가에서 공공소추 제도 도입에 따라 객관의무에 기한 국가의 수사권이 태동하였으며, 그와 같은 수사권은 사법권인 재판권의 일부로서 사건의 실체 규명과 판결에 필요한 증거수집 권한이었습니다.

    18~19C 행정경찰의 발전에 따라 치안 현장에서의 증거수집의 용이성 등으로 인하여 경찰이 판사의 통제권을 벗어나 사실상 수사를 주도함에 따라 많은 문제점이 노정되자, 판사와 동일 자격을 갖춘 법률전문가 제도인 검사제도를 창설하여 수사를 주재하면서 경찰수사에 대한 통제와 소추권을 담당하게 했던 것입니다.

    즉, 수사권은 본질적으로 재판을 준비하는 절차로서 재판권의 일부로서 사법권에 해당하고, 검찰의 태동은 사법권의 수사권과 재판권으로 분화로 수사의 주재자는 판사와 동일 자격을 갖춘 법률전문가임이 요구되며, 경찰의 수사는 법률전문가의 주재 하에서만 용인될 수 있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사인소추 기반의 영국과 달리 일찍이 공공소추제를 도입한 미국의 경우도 형사법집행의 담당자인 U.S Attorney의 자격 요건으로 'learned in the law'를 요구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라 할 것입니다.

    오늘날 제도를 운용함에 있어서도 역사에서 확인되는 본질적 속성과 원칙을 지켜야 효율성과 남용의 최소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한승헌 前 감사원장이 강조한 "과거에 눈을 감는 사람은 현재에도 맹목일 수밖에 없고, 미래를 말함에 있어 더 말할 나위가 없다"는 격언을 떠올려 봅니다.


    강백신 부장검사(서울동부지검)

     

    마세라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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