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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언론중재법 개정안 철회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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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론중재법(언론중재 및 피해구제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지난 달 2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법안심사 소위를 통과하였다. 언론중재법 개정안은 고의·중과실에 의한 허위·조작 보도에 대해 5배까지 징벌적 손해배상이 가능하도록 하고, 일정한 사유가 인정되면 언론의 고의·중과실을 추정하고, 정정보도에 있어 정정의 대상인 언론보도 등과 시간과 분량, 크기에서 원 보도의 2분의 1 이상 보도하도록 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하여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신문협회, 기자협회, 여기자협회, 인터넷신문협회 등 5개 언론단체는 '반민주적 악법'이라며 비판성명을 발표하였고, 민주언론시민연합도 권력자의 악용가능성에 대한 대응장치를 갖추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게다가 국회 문체위 소위 심사과정에서 소관부처인 문체부와 국회 입법조사처도 징벌적 손해배상제에 대한 외국 입법례가 없고 지나치게 과도하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권력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는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고 하는 것은 권력의 속성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나 권력에 비판적인 기사에 대하여는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여 비판을 잠재우려고 한다는 것은 과거의 경험이 충분히 이야기해 주고 있다. 참여정부를 기점으로 언론을 상대로 한 명예훼손 소송이 증가하기 시작하였고, 그 이후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 이르기까지 언론을 상대로 한 다수의 소송이 제기된 것은 권력이 언론을 불편하게 생각한 것에 그 배경이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2014년 참여연대는 "정부는 소송 제기를 통해 비판을 봉쇄하려는 시도를 멈춰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하였는데, 이는 정부의 언론 상대 소송이 가지는 목적 내지 성격을 잘 말해 준다 하겠다.

     

    여권은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하여 명백한 허위·왜곡·조작에 대하여만 징벌적 손해배상을 명하는 것이며, "언론의 신뢰도를 높이는 법"으로서 "언론장악이나 언론 재갈이 아니라 국민이 가지고 있는 권리를 언론이 침해할 수 없도록 명확히 하는 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언론으로서는 소송이 제기되면 이에 대응하지 않을 수 없고, 최종적으로 사법부로부터 명백한 허위·왜곡·조작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단을 받더라도 그에 이르기까지는 정부나 권력 비판에 소극적 입장을 취하게 될 수 밖에 없다.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한 비판적 입장이 상당히 제기되고 있는 것에는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여권의 주장과 달리 일반 국민의 피해배상보다는 권력에 의한 언론 길들이기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더욱 크기 때문이다. 과거 정부가 국가의 이름으로 제기한 언론 상대 명예훼손 소송에서 법원은 "국가는 명예훼손의 피해자가 될 수 없으며 국가기관의 업무처리나 공직자의 직무수행은 항상 국민의 감시와 비판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하였다. 언론의 자유는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기본권이며, 민주주의를 유지하는 요체요 핵심이다. 여권은 지금이라도 언론중재법 개정을 철회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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