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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초포럼

    그래도 가석방이 답이다

    하태훈 교수 (고려대 로스쿨)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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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월 9일 법무부 교정개혁위원회는 법무부에 교정시설 과밀 수용 해소를 위한 종합대책 마련을 권고했다. 가석방 확대를 위해 심사 제외 대상 최소화, 의무적 심사 도입 및 가석방심사위원회 전문성 제고 등을 주문했다. 그 권고를 받아들였는지 알 수는 없지만, 법무부는 가석방 기준을 형기의 80%에서 60%로 낮추었고, 그 혜택을 누리게 된 첫 재벌총수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낙점되었다. 또 다른 기업 총수도 끼어 있어 논란이 뜨거웠다. 가석방이 결정되자 시민사회단체의 비판은 거세졌고, 여당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들렸다.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약속했던 표어는 '기회는 불평등하고 과정은 불공정하며 결과도 정의롭지 못한 재벌총수에 대한 특혜 결정'이라는 조롱으로 변조되어 부메랑처럼 되돌아왔다.


    교정개혁위원회의 권고안이 발표되자 저의가 무엇이냐, 특정인을 풀어주기 위한 사전작업이냐, 여론 만들기 포석이냐 등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누굴 특별히 겨냥한 것이 아니라 구치소 집단감염 사태가 결정적이었다고 아무리 변명해도 소용이 없었다. 사실 가석방 확대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 방향이다. 가석방 요건을 형기의 3분의 1 경과로 규정한 형법에도 불구하고, 실무상 3분의 2 이상을 채워야 허가해오던 관행을 바꾸려고 했던 건 이 정부 출범 이후 일관된 기조였다. 이에 따라 법무부는 권고안이 나오기 전인 4월에 이미 심사 기준을 60%로 완화하고 7월 심사부터 적용키로 했다. 지침 개정은 수형자 이재용에 대한 사면 및 가석방 여론이 높아지기 전부터 추진한 것이어서 특정인과 무관하다지만 오해받기 충분하다. 교정개혁위원회의 권고가 누명은 벗었지만, 여전히 찜찜하다. 재벌개혁을 외쳤던 촛불 시민의 뜻에 거스르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자책감이 짓누른다.

    그러나 한 가지 위안으로 삼을 건 과밀 수용은 시급히 해결되어야 할 과제이고, 그 해결책은 가석방뿐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지금 교도소는 정원대비 15% 이상 초과수용으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코로나19 시대에 과밀은 곧 감염확산으로 이어진다. 서울동부구치소 집단감염 사태가 이를 증명해 보였다. 과밀은 수용자 인권과 건강권을 침해한다. 재사회화를 위한 프로그램 운용도 어렵게 한다. 과밀 수용에 기인한 인권침해로 국가배상소송도 급증하고 있다. 이제는 새로 지을 곳도, 이전할 곳도 없다. 누구도 반기지 않는 시설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출구를 넓히는 방법밖에 없다. 가석방 확대가 답이다. 우리나라처럼 가석방 출소율이 낮은 나라도 없다. 30%에도 못 미친다. 일본이나 영국은 50%가 넘고 미국도 45% 정도다. 가석방에 대한 국민의 법 감정도 바뀌어야 한다. 이제 형기기준이 완화되어 공표되었다. 누구를 위한 완화였다고 하더라도 그 덕을 본 수형자들이 있다. 앞으로 더 많은 모범수형자들이 혜택을 받을 것이다. 사실 법에 명시된 규정을 지키지 않은 실무 관행이라서 그렇지 혜택은 아니다. 그들이 당연히 누릴 권리다. 법무부는 재벌총수에 대한 특혜라는 비난을 듣지 않으려면 가석방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 정치인이나 재벌총수만 누릴 수 있는 특혜가 아니라 재범 우려가 없는 모범수형자, 생계형범죄자, 노약자 등 모두에게 공평하게 가석방 심사의 기회를 넓히는 것이다. 가석방 심사 제외 대상을 최소화하고 의무적 심사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심층적이고 실질적으로 가석방 심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가석방심사위원회의 기능 및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 이것이 법무부가 특혜의혹에서 벗어나는 길이다.


    하태훈 교수 (고려대 로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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