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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수첩

    [취재수첩] '인형 장관'·'우산 차관'

    강한 기자 strong@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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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가니스탄인 특별기여자 370여명을 한국으로 데려오는 '미라클 작전'의 마무리 투수 역할을 자처한 법무부가 예상치 못한 논란에 휩싸여 곤혹스런 모습이다.


    지난 27일 강성국 법무부 차관이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입소한 아프간 조력자들에 대한 지원책을 현지에서 발표하던 중 사고가 터졌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인재개발원 앞 노상에서 진행된 이날 브리핑에서 법무부 직원이 양복 차림으로 무릎을 꿇은 채 강 차관에게 우산을 받쳐주는 모습이 공개돼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하루 전인 26일에는 박범계 장관이 인천국제공항에서 아프간 조력자와 가족들을 맞이하면서 아이들에게 인형을 나눠주는 장면을 부각하려다 비난을 받았다.

    법무부는 "실내 브리핑 예정이었지만 (취재진이 많이 몰린 상황에서) 방역지침을 준수하기 위해 부득이 비가 오는 와중에 야외에서 진행한 것"이라며 "차관 뒤에서 우산을 받치던 직원이 키가 컸고, 사진·영상 취재진이 (화면에서) 비켜달라고 요청한 것 같다. 기마자세로 있다가 스스로 편한 자세를 찾은 게 무릎 꿇는 자세였다"고 해명했다.

    강 차관은 즉각 사과문을 발표했으며, 박 장관도 "법무부 의전문화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재발방지를 위해 (범정부 차원에서) '장·차관 직무 가이드' 등 매뉴얼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인형 장관', '우산 차관'이라는 비난은 이어졌다. '법무부 수뇌부가 아프간 조력자 수용이라는 현 정부 인권 홍보 이벤트에 과도하게 나섰다가 정작 자기 직원의 인권은 도외시하는 문제를 드러냈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번 일을 일회성 실책 쯤으로 여겨선 안 된다. 당시 누구도 필요한 말을 하지 못한 조직 문화 참사로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차관이 우산을 직접 들면 된다'고 아무도 말하지 못하는 조직 분위기 자체가 문제라는 것이다. 차관 역시 '우산을 직접 들고 하겠다'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윗사람이 싫어할 쓴소리는 금물이라는 꼰대 문화는 조직을 병들게 한다. 법무부 탈검찰화·문민화와 함께 법무·검찰 조직 전반에 수평적 조직문화를 뿌리내리겠다고 공언한 문재인정부 법무부에서 발생한 참사라 더욱 뼈아프다. 법무부는 이 사건을 조직 문화 전반을 재점검하는 기회로 삼아 또다른 '미라클 작전'을 성공시키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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