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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초포럼

    새로운 세상을 보는 눈

    조정욱 대표변호사 (법무법인 강호)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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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미국 과학자가 자신이 개발한 인공지능 'DABUS(Device for the Autonomous Bootstrapping of Unified Sentience)'가 '식품 용기 및 개선된 주의를 끌기 위한 장치'를 스스로 발명하였다고 하면서 DABUS를 발명자로 하여 각국에 특허출원을 하였는데, 이에 대해 미국과 유럽연합 특허청은 "사람(자연인)이 아닌 인공지능은 발명자가 될 수 없다"는 이유로 특허출원을 거절한 반면, 호주 법원은 "발명자가 반드시 사람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는 이유로 인공지능도 발명자가 될 수 있다고 하면서 호주 특허청의 특허출원 거절결정이 부당하다는 판결하였다.


    호주 법원의 판결이 있기 전까지 이에 관한 논란이 다소 있기는 했지만 별다른 논의의 필요성이 없어 보였다. 그런데 누군가 이 고정관념을 깨고 새로운 관점으로 이 문제를 바라봄으로써 이제는 이 문제가 법률적으로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이슈 중 하나가 되었다. 아직 특허나 저작권 분야에 한정하여 논의되고 있지만 머지않아 다른 법률 분야에서도 인공지능의 법적 지위가 중요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만화같은 설정은 과거 몇몇 영화에서 이미 다루어진 적이 있다. 예를 들어 1999년 영화 '바이센테니얼 맨(Bicentennial Man)'에서 주인공은 가사 도우미에 지나지 않은 초기 인공지능 로봇기계였지만 우연한 일로 더 높은 지능을 가지게 되어 인간과 비슷한 사고력을 가지게 되고, 심지어 나무 조각상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가족들의 배려로 주인공은 자신의 창작물에 대한 권리를 가지게 되고 판매수익금을 자신의 계좌로 적립하고, 인공피부 이식 등 성형을 통해 사람과 같은 외관을 가지게 된다. 주인공은 어느 날 소녀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되고 자신을 더 인간답게 만들기 위해 사람과 같이 통증 등 감각을 느끼도록 개조한다. 주인공 로봇은 소녀와 결혼을 하기 위해 재판을 받지만 '인간'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판결을 받는다. 마지막에는 스스로 기계로서의 영원한 삶을 포기하고 늙어서 죽게 되어서야 법원은 주인공 로봇을 인간으로 인정하고 소녀와의 결혼도 승인하게 된다.

    어쩌면 현재 시점에서 이 같은 영화적 상상력을 전제로 법적 논의를 한다는 것 자체가 법률가의 입장에선 황당무계하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법무부가 최근 민법 개정안 제98조의2(동물의 법적 지위), 즉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제1항)라는 규정을 입법예고한 것을 보면서, 위와 같은 문제도 언젠가는 직면하게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법률가는 과거나 현재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세상을 보는 눈을 가지고 고정관념과 편견을 깨는 것부터 배워야 할 것이다. 법률가도 상상할 수 있는 영역이 무한히 넓게 확장되어야 한다. 어쩌면 "모든 사람은 평등해야 하므로 노예는 해방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처음엔 위와 같은 파격으로 보이지 않았을까?


    조정욱 대표변호사 (법무법인 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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