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판데믹 상황으로 지난 1년 반 동안 우리 국민들의 운동량은 매우 줄었다. 감염병에 대한 공포와 불안으로 사람들의 외부 활동은 위축되었고, 직장인은 재택근무, 학생은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되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요즘 해맑게 웃으며 뛰어노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지 못함에 맘이 참 안타깝다. 아이의 운동량이 줄어들면서 소아비만에 대한 이야기를 한번 해보자.
소아는 기본적으로 체중 당 체표면적이 크고, 기초대사량이 높다. 소아청소년기는 성장을 위한 칼로리 요구량이 크기 때문에 적극적인 영양공급이 필요한 시기이다. 하지만 자칫하여 열량이 과공급되고, 활동량이 부족해질 경우, 그 결과 생긴 에너지 불균형은 소아비만을 야기한다. 소아비만과 성인비만은 커다란 차이점이 있다. 성장기 소아비만은 지방세포 수와 크기의 증가를 초래하는 반면에 성인비만은 지방세포의 크기만 증가하게 된다. 결국, 소아비만은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는 말처럼 고도비만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성인으로 지속 악화되어 합병증의 위험에 쉽게 노출된다. 즉, 한번 생긴 세포는 없어지지 않기 때문에 소아비만은 비만 악순환 고리의 첫 출발점으로서 큰 의미가 있으며 어릴 때부터 경계하고, 평가하여,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소아비만은 동년배 성장곡선을 기준으로 하여 표준체중의 20% 이상일 경우로 판단한다. 통계 상 소아비만의 70~80% 정도가 성인비만으로 진행된다고 하며, 그 결과 청년층 때부터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과 같은 만성질환이 빈번하게 발병한다. 소아비만은 특히, 성장기에 성장호르몬, 성호르몬에 영향을 미쳐 성조숙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여성호르몬은 피하지방이 증가할수록 그 분비가 늘어나기 때문에 피하지방이 많을수록 사춘기가 빨리 시작될 수 있다. 그뿐 아니라 소아비만은 청소년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아이가 자신감이 떨어지고, 우울감, 대인기피증 등 정신건강학적 문제가 나타나게 될 경우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하다.
소아비만의 치료는 역시 성장기이기 때문에 성인에 비해서 세심한 노력이 필요하다. 성장기 영양 공급을 극도로 차단 할 경우 오히려 건강을 해치고, 성장이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소아는 스스로 식이습관을 교정하고, 지속적으로 운동습관을 유지하기 어렵다. 따라서, 부모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정해진 시간에 일정 영양소와 칼로리를 섭취하는 규칙적 식이요법을 진행해야 한다. 그리고, 부모와 함께 운동하는 습관을 만들어 보자. 운동도 재미있는 놀이처럼 인지시켜 쉽게 지치지 않고, 가족이 함께 하는 정기적 약속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절대로 뚱뚱하다고 놀리거나 그 원인을 아이에게 돌리며, 화내지 말아야 한다. 결국 동기부여는 자신감과 위기감 사이에 나타나는 미묘한 의지의 영역에서 만들어지게 된다.
경문배 원장 (삼성탑가정의학과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