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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정 군사법원법에 관한 소고

    최재석 변호사(前 고등군사법원장)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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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8월 31일 국회는 본회의를 열어 고등군사법원을 폐지하고 군인의 성범죄, 사망사건 등 일정 범죄의 경우 1심부터 일반 법원이 재판권을 행사하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군사법원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의결하였다. 국방경비법 이래 70여 년 군사법사(軍司法史)에 있어 가히 '개혁'적인 제도 변화이다. 찬·반이 분분하겠으나, 시대적 요구와 헌법적 가치 구현을 위한 입법자의 결단(여·야 합의)은 존중되어야 마땅하다. 2022년 7월 1일부터 시행될 새 제도의 성공적 운영을 위해 군사법(軍司法) 종사자의 치밀한 준비와 배전의 각오, 국민들의 관심과 성원이 함께 요구된다. 재판권, 수사권과 관련한 핵심 쟁점 두 가지를 살펴 본다.


    1) 1심 군사법원의 국방부장관 소속 설치 및 고등군사법원 폐지

    사법(司法)의 독립성과 군 장병의 '법관에 의하여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종래 군단급 이상 부대(기관) 30곳에 설치하였던 보통군사법원을 국방부장관 소속 5개 지역군사법원으로 통합하고 군사재판 사실심의 최종심인 고등군사법원을 없애고 그 기능을 서울고등법원이 담당하도록 하였다.

    1심 군사법원을 사단, 군단 등 부대 및 육·해·공군본부를 벗어나 국방부장관 소속으로 하고 중앙지역군사법원은 물론 4개 지역군사법원을 각군의 경계를 넘어 통합운영하도록 한 것은 각급 부대 지휘관은 물론 육·해·공군참모총장의 영향력을 배제하여 문민통제(civilian control), 문민우위(civilian supremacy)를 군사법질서 차원에서 실질화하고 재판관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제고하는 방안이라 할 수 있다. 향후 지역군사법원 재판이 국방부장관 등의 정치적·인사적 영향력에 좌우되거나 불공정하게 운영된다면, 다음 단계는 1심 군사법원의 전면적 폐지, 일반 법원의 군사재판권 행사가 될 것이다.

    군사법원법 제10조는 고등군사법원을 없애는 대신 그 권한을 '고등법원'이 담당하도록 하고, 이를 '서울고등법원'에 둔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고등법원'은 법원조직법 제3조 제1항 제2호 '고등법원'과는 분명히 다른 것이고, '고등군사법원'의 기능을 조직법적 법원이 아닌 소송절차법적, 심급적 법원의 개념으로 규정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서울고등법원 소속 여러 형사재판부가 군사재판 항소심 사건을 순차 배당받아 처리하는 방안과 특정 형사재판부로 하여금 전담하여 군사재판 항소심을 맡게 하는 방안 중 하나가 선택될 것이다. 군의 특수성과 사법의 독립성, 보편성을 조화롭게 존중하여 미국 연방군항소법원(US Court of Appeals for the Armed Forces)과 유사한 '고등군사법원'을 법원조직법 제3조에서 정하는 '법원의 종류' 하나로 창설하는 방안이 논의되지 못한 점은 아쉽다.

    2) 성범죄, 사망사건, 입대 전 범죄에 대한 재판권과 수사권 이관

    종래 군사법원은 군인(군무원 및 사관후보생 등 '준군인'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쓴다)의 모든 범죄에 대한 신분적 전속 재판권을 행사하였다. 이제 군인의 ①'성폭력범죄(군형법 제15장 강간과 추행의 죄 모두를 포함하나, 제92조의6 추행죄는 제외된다)',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 ②사람이 사망하거나 사망에 이른 경우 그 원인이 되는 범죄, ③군인 신분 취득 전에 범한 죄에 대해서는 전시·사변 등 국가비상사태 시를 제외하고는 일반 법원이 해당 범죄 및 그 경합범 관계에 있는 죄에 대해 재판권을 갖는다. 대법원 2016. 6. 16.자 2016초기318 전원합의체 결정으로 민간인의 경합범죄 관련 군사법원 재판권을 제한 해석한 바 있었는데, 이번에 군사법원의 재판권 일부가 법률로써 박탈된 것이다. 이에 따라 이들 범죄 유형에 대한 재판권에 대응하는 수사권을 민간 수사기관이 갖는다.

    우선 ①은 군내 성범죄 피해자를 적시적으로 보호하지 못하고 원칙을 무시하여 사건을 처리한 군의 최근 행태에 대한 국민의 공분, 군 수사역량에 대한 불신을 반영한 것인데, 지나치게 대증적인 입법으로 보여진다. ②의 경우 모살·고살·상해치사·폭행치사 이외에 (업무상)과실치사의 죄까지 포함된다고 해석하는 경우 군의 재판권과 수사권은 물론 군 고유 기능 수행에 대한 과도한 제약이 될 수 있다. ③유형에 대한 경찰 등의 수사와 법원의 재판 과정에서 수반되는 소환·출석·호송·행형·인사관리 등과 관련하여 피의자 내지 피고인 당사자는 물론 그 소속 부대와 군사경찰 등 유관 기관의 부담이 적지 않을 것이다.

    한편, 이들 범죄에 대해 군사기밀보호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국방부장관이 "해당 사건을 군사법원에 기소하도록 결정할 수 있다"는 군사법원법 제2조 제4항은 기관 간 갈등과 업무 혼선을 야기할 수 있다. 해당 수사권을 군수사기관도 행사할 수 있는 것인지, 군검찰이 아닌 경찰 등 민간 수사기관에 대해 국방부장관이 직접 군사법원에 기소하도록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적절한지 등에 대한 명확한 해석과 지침이 필요하다.


    최재석 변호사(前 고등군사법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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